'광해광업공단 투자' 파나마 구리광산 조업 중단

파나마 정부-캐나다 '퍼스트퀀텀미네랄즈' 로열티 협상 결렬 여파
당국이 구리 정광 선적 작업 거부하자 조업 중단으로 맞대응
'해고·협력사 거래 중단' 으름장…파나마 "협상 위한 압박" 비판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국광해광업공단이 투자한 파나마 구리 광산을 둘러싸고 현지 정부와 광산 운영 주체인 캐나다 '퍼스트 퀀텀 미네랄즈(FQM)'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조업 중단과 인력 해고라는 최악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27일 FQM에 따르면 파나마 자회사 '미네라 파나마 SA(MPSA)'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꼬브레파나마 광산의 광석 처리 작업을 멈췄다. 사업이 올스톱 됨에 따라 인력 감축, 협력 업체와의 거래 중단 등 조직 해산 절차를 순차적으로 밟을 예정이다. 

 

MPSA는 꼬브레파나마 광산 사업을 위해 8000명이 넘는 직원을 고용했다. 계약 업체 근로자 등까지 포함하면 4만여 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냈다. 현지 협력 업체만 2000여 곳에 달한다. 사업이 재개되지 않으면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이들에게 전가될 것으로 보인다. 

 

FQM은 파나마 해운항만청(AMP)이 지난달 발표한 '결의안 007-2023'에 따라 푼타 린콘(Punta Rincón) 항구에서 구리 정광 선적 작업을 거부했기 때문에 광산 운영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결의안 007-2023은 MPSA가 공인된 회사로부터 저울 교정(the calibration of the scales) 인증을 받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정광을 선적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MPSA는 이달 초 AMP에 인증 프로세스를 완료했다는 증거를 제출했지만 AMP는 불충분하다고 결론내렸다. 결의안이 요구하는 사항을 모두 충족했지만 당국이 로열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게 FQM의 주장이다. 특히 MPSA가 확보한 인증은 과거 파나마 정부도 승인한 바 있는데다 국제적으로도 입증됐다는 것. 

 

파나마 상공부(MICI)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FQM가 광산 운영 중단을 빌미로 당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상공부는 "MPSA가 광산의 안전한 운영에 필요한 관련 기관 및 프로세스 규정을 준수하고,  광산 활동에 의존하는 수천 명의 근로자와 공급업체의 안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조성하지 않도록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양측의 대립은 지난 2019년 정권을 잡은 파나마 현 정부가 2021년 MPSA에 광산에 대한 재계약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당국은 MPSA에 기존 광산 매출액의 2% 수준이던 로열티를 12~16%로 올리고 연간 하한선을 3억7500만 달러로 설정하겠다고 통보했다. 올 초부터 로열티를 조율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좀처럼 간극을 접히지 못했다. 파나마 정부는 광산의 상업적 활동 중단을 위한 절차를 개시했고, FQM도 이에 대응해 조업을 멈추고 해고를 실시하는 등 물러서지 않고 있다. 

 

다만 FQM은 화해 가능성도 열어놨다. FQM은 "MPSA는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고 장비의 손상, 성능 저하를 방지하며 광산의 무결성을 보존하기 위해 운영을 순차적으로 줄이는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AMP의 허가가 승인될 경우 MPSA는 정광 운송을 시작하고 몇 시간 내에 광산에서 작업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꼬브레파나마 광산은 세계 10대 구리광산으로 매장량이 약 31억4700만t에 달한다. 지난 2019년 생산이 개시돼 최근 3년간 68만4000t에 달하는 구리가 채굴됐다. 오는 2054년까지 매년 수십만t의 구리를 채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광해광업공단과 FQM이 광산 지분을 각각 10%, 90%씩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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