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모태' 롯데제과 '제과' 뗀 배경?

주총 사명변경 안건 상정, 해외 제과사업 위축 관측
신동빈 '빅픽쳐'...글로벌 종합식품기업 도약 '채비'

 

[더구루=김형수 기자] 롯데그룹의 모태 롯데제과가 반세기만에 '제과'를 뗀 사명 변경에 나선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제과가 과자에만 한정되는 것을 벗어나 다양한 먹거리 사업을 전개하는 종합식품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빅픽쳐'를 본격 확장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일본 롯데와의 관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롯데웰푸드로 사명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명에서 제과를 떼는 것은 지난 1967년 설립 이후 약 56년 만이다. 사명변경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변경하겠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푸드와의 합병을 계기로 사명 변경에 본격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제과는 푸드와의 통합법인 롯데제과 주식회사는 지난해 7월 출범했다. 글로벌 종합식품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의 첫발을 내딛었다. 푸드를 품에 안으면서 비(非) 제과분야 사업이 확대됐음에도 '제과' 사명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는 판단에 사명 변경을 본격화 하는 것이다. 

 

여기에 신 회장이 추진하는 한일 롯데의 '원롯데'(One LOTTE) 실현을 위한 첫 단추로 간판을 변경을 꺼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엔 한국 롯데를 이끄는 신동빈 회장과 일본 롯데를 진두지휘하는 신동주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중복 진출을 피하는 사업 전략을 폈다. 한일 롯데제과는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 사업이 겹치는 지역을 서로 피하는 등 상호협력 행보를 해왔다.


최근 신동주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남에 따라 신동빈 회장이 그리는 원롯데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동안 한일 롯데제과 간 협업 강화를 꾸준히 강조해왔던 만큼 한일 통합 경영의 윤곽을 더욱 명확하게 가져가겠다는 계산이다.

 

해외에서 제과 사업에 우위인 점하는 일본 롯데에 힘을 실어주고, 한국 롯데는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간편식·육가공 등 신규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의도다. 실제 한국 롯데는 2020년 일본 롯데와의 합작 설립한 베트남법인(Lotte Vietnam Co)과 인도네시아법인(Lotte Trade and Distribution)의 잔여 지분을 모두 일본 롯데에 매각했다. 한일 롯데 차원에서 해외 제과사업의 주도권을 일본롯데에 사실상 넘기겠다는 것을 예고한 대목이다.  

 

업계 일각에선 롯데의 제과 사업의 경우 일본과 한국 롯데간 중복 사업에 대한 교통 정리가 마무리되고 있다고 내봤다. 제과 사업만 놓고 보면 공장 증설 등 몸집을 키우는 일본 롯데와 달리 한국 롯데제과의 해외 사업은 다소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 롯데는 제과업을 넘은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데제과는 작년 8월 캐나다 식용 곤충 제조기업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Aspire food Group) 과 대체 단백질 산업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와 곤충소재 분야에서 양사간의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또한 베트남에서는 분유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월 베트남 하노이에 분유사업 지역 거점을 마련했다. 인도에서는 지난해 여름 현지 자회사 하브모어의 아이스크림 카트를 활용해 현지 냉동식품 업체 ITC 마스터 쉐프의 냉동식품을 배달하는 형태의 비즈니즈 모델을 개발했다. 아이스크림 비수기에는 버거 패티, 프라이, 피자, 케밥, 야채 패티 등을 판매한다.

 

롯데제과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식품과 더불어 제과 사업의 경우도 해외사업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도에서는 올해 하반기 초코파이 신규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하고, 러시아에서는 몽쉘 론칭과 빼빼로 등 롯데 브랜드 확대를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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