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인도가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한다. 대규모 인센티브를 앞세워 글로벌 기업들과 투자 논의를 가속화하고 있다.
18일 코트라 콜카타무역관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글로벌 칩 제조사 4곳과 반도체 공장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이스라엘 아날로그 반도체 회사 타워세미컨덕터와 아랍에미리트(UAE) 투자기업 넥스트오르빗벤쳐스의 합작사 '국제반도체컨소시엄'(ISMC)과 베단타·폭스콘 합작사 '베단타 세미컨덕터', 타타그룹 등으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ISMC는 카르나타카에 30억 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6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는다. 올해 착공하며 완공까지 4~5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베단타 세미컨덕터는 인도 텔랑가나와 구자라트, 마하라슈트라를 공장 후보지로 검토 중이다.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기술 협력도 도모하고 있다.
타타그룹은 작년 6월 일본 르네사스와 반도체 디자인·개발·제조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찬드라세카란 타타그룹 회장은 "멀지 않은 미래에 반도체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인도 폴리마텍은 이미 칸치푸람 소재 공장에서 일일 40만 개의 칩을 생산하고 있다. 향후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 투입해 하루 100만 개, 연간 3억 개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인도는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부족을 경험했다. 향후 반도체 수요 성장에 대응해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인도 정부는 2021년 12월 반도체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 정책인 '세미콘 인디아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에 대해 중앙에서 최대 50%, 지방 정부에서 10~25%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인도 정부는 세미콘 인디아에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배정했다. 작년 초부터 기업들의 투자 신청을 받았다. 이달 중순에도 2차 신청을 받고 반도체 확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인도는 반도체 생산뿐만 아니라 기술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인도는 모할리에 12억5000만~13억 달러(약 1조6400~1조7000억원)를 쏟아 반도체 연구소를 현대화한다. 이를 통해 28나노 반도체 생산기술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인도 전자·반도체 협회에 따르면 현지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1년 1190억 달러(약 156조원)를 기록했다. 향후 탄탄한 내수를 발판 삼아 고성장이 예상된다. 인도 KPMG 기술, 미디어·통신 부문 책임자인 투테자는 코트라와의 인터뷰에서 "무선통신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기술 발전에 따라 반도체 시장도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