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중국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을 위해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룩한 데 이어 기술 고도화를 꾀해 한국과 일본을 꺾고 글로벌 사업 영토를 넓힌다는 복안이다.
2일 중국 디스플레이·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시노리서치(CINNO Research)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광전자 디스플레이 산업 연간 투자액은 3636억 위안(약 68조7168억원)을 돌파했다.
투자액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패널 분야에 1500위안을 쏟아 전체의 41%를 차지, 가장 비중이 높았다. △광전자 소자 1000억 위안(27%) △미니·마이크로LED 및 모듈 550억 위안(15%) △광전자 디스플레이 설비 65억 위안(2%) 순이었다.
광전자는 광 신호를 전기로 변환시키는 소자로, LED 등이 대표적이다. 광전자 부품은 디스플레이부터 광통신시스템, 네트워크, 광섬유, 광정보처리 등까지 기술 응용 범위가 다양하다. 중국은 1970년대부터 광전자 산업에 투자하며 관련 기술 개발과 산업화를 지속 확대해왔다.
중국은 디스플레이 산업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국산화 추진 △신형 디스플레이의 핵심 기술력 제고 △생산능력 및 투자 확대 △산학연 협력 강화 등을 주요 과제로 삼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연간 디스플레이 생산능력은 2억㎡을 넘어 섰다. <본보 2022년 12월 11일 참고 中 디스플레이 패널 연 생산능력 2억㎡ 달성>
중국 디스플레이 산업 성장을 견인한 것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본력과 저가 물량 공세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5.8%를 기록했다. 현재 중국 내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은 1만9000곳이 넘으며 많은 기업들이 라인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했던 한국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밀리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 업체들은 LCD 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제치고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 OLED 시장까지 넘보는 모양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형 아몰레드(AM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년 대비 5%p 하락한 점유율 56%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BOE는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점유율 12%로 2위에 안착했다. LG디스플레이는 3위로 내려앉았다. 4위와 5위도 중국 패널 제조사인 비전옥스와 에버디스플레이가 차지해 한국 기업을 바짝 추격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