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산업용 로봇 선점 '박차'…MIT 공동연구팀 '반사신경' 그리퍼 개발

'LG전자 지원' MIT 생체모방 로봇연구소
인간 반사신경 적용해 동작 속도·정확성↑
LG전자 서비스·산업용 로봇 신제품에 적용 '기대'

[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의 지원을 받는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이 인간의 반사신경을 활용한 로봇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산업용에서 서비스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로봇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LG전자의 로봇 기술 경쟁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MIT에 따르면 김상배 MIT 기계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MIT 생체모방 로봇연구소(Biomimetic Robotics Lab)'는 최근 반사신경을 가진 그리퍼(로봇 손)를 개발했다. 외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기존 로봇들과 달리 즉각적이고 연속적으로 동작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은 팔과 손바닥, 손가락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손바닥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각 손가락 끝에 맞춤형 고대역폭 센서를 탑재했다. 처음에는 카메라 렌즈로 얻은 시각적 데이터를 통해 물체의 현재 위치와 물체를 내려놓아야 할 최종 위치를 확인한다. 센서를 통해 최적의 경로를 설정한 뒤 동작을 수행한다. 

 

인간과 같은 빠른 반사 행동이 이 로봇의 가장 큰 장점이다. 만약 물체를 잡거나 놓는 데 실패해도 일반적인 로봇처럼 처음부터 돌아가 전체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처럼 반사적으로 움직인다. 인간처럼 손바닥을 펼쳐 물체를 받아내거나 물체의 끝부분이라도 잡는 등 물체를 잡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한다. 

 

테스트 결과 해당 그리퍼는 117번 중 90% 이상 빠르게 물건을 집고 놓는 데 성공했다. 반사신경을 적용하지 않은 그리퍼와 비교했을 때 잡을 수 있는 영역 범위가 55% 이상 증가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향후 더 복잡한 반사 작용을 프로그래밍해 그리퍼 역량을 지속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연구팀은 오는 29일부터 닷새 간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ICRA(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Robotics and Automation)'에서 관련 기술에 대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ICRA는 IEEE 로봇자동화학회 주최로 매년 열리는 로봇자동화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행사다. 

 

LG전자는 지난 2020년 김상배 교수와 차세대 로봇 기술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당시 로봇의 손이나 팔을 이용해 물체를 집거나 옮기는 물체조작기술 등을 주요 연구과제로 선정했었다. 3년여 만에 연구 협업 성과가 가시화되며 LG전자의 로봇 역량이 강화될 전망이다. 새로운 그리퍼를 활용해 가전 제품에 접목하거나 서비스용과 산업용 로봇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사업 분야 중 하나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에 로봇선행연구소를 신설하며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엔젤로보틱스(옛 SG로보틱스)' △로봇제조업체 '로보티즈' △로봇 개발업체 '보사노바로보틱스' 등에 잇따라 투자하며 주요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교수는 "로봇이 깨끗한 테이블에서 컵을 드는 등의 문제는 이미 30년 전에 해결됐지만, 장난감 상자에서 장난감을 들어올리거나 도서관 선반에서 책을 꺼내는 등의 (복잡한) 방식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반사신경을 사용해 로봇이 잠재적으로 집을 청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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