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 닷컴 버블 재현?

AI 붐, 닷컴 버블 재현 가능성 두고 전문가들 의견 팽팽
“실적에 AI 단어만 언급해도 주가 급등, 닷컴 버블과 유사”
“닷컴 버블 기업, 수익 없이 고평가…AI 기업 평가 합리적”

 

[더구루=정등용 기자] 올해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의 랠리가 이어지면서 1990년대 후반 발생했던 닷컴 버블(Dot-com Bubble)이 소환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AI 붐이 닷컴 버블 때와 마찬가지로 언젠가 꺼질 거품이라는 비관론과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물결이 될 것이란 낙관론이 대립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39%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엔비디아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AI 관련 주식의 대규모 랠리에 힘입은 결과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근 불고 있는 AI 붐이 과거 닷컴 버블 현상과 유사하다는 의견과 이에 반대하는 의견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닷컴 버블은 1990년대 후반 인터넷 산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주식 시장에서 관련 기업의 지분 금액이 급격하게 오른 거품 경제 현상을 말한다.

 

우선 AI 붐에 비관적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은 AI 붐이 과거 닷컴 버블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제임스 페니 TAM 자산관리 최고정보책임자(CIO)는 “AI라는 단어만 언급해도 주가가 상승하는 기업들이 있다”며 “닷컴 버블 시대 때와 매우 흡사한 냄새가 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부터는 하락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고 덧붙였다.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젠버그도 “최근 AI 관련 기업들의 행동은 닷컴 버블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닷컴 버블 땐 이름에 닷컴을 추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기업이 속출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거론되는 AI 기업들과 과거 인터넷 기업들은 처한 상황 자체가 다르다는 주장이다.

 

제레미 시겔 와튼대 재무학과 교수는 “AI에 대한 과대광고를 거품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닷컴 버블 시대에는 수익이 전혀 없는 기업들의 가치가 엄청나게 높게 평가된 게 문제였다”고 반박했다.

 

핀테크 기업 트레이디어 최고경영자(CEO)인 댄 라주는 “1990년대 후반의 기업 가치 평가와 주가수익비율은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기업들의 데이터에 근거한 것이었다”며 “오늘날 AI 기업들의 가치 평가와 주가수익비율은 합리적 근거에 기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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