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이 2주 만에 끝났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손실은 피했으나 항만 운영이 원상태로 돌아가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코트라 벤쿠버무역관에 따르면 BC주 항만 노동자들은 14일 오전 2시20분(현지시간) 2주째 지속된 파업을 종료했다. 연방 정부 중재로 BC해양고용주협회(BCMEA)와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서다.
BC주 항만은 북미에서 두 번째 큰 규모의 항만이다. 연간 1억4500만t이 넘는 화물을 처리한다. 캐나다 전체 물동량 중 3분의 1이 BC주 항만을 경유한다.
캐나다 항만 노동자 노조인 ILWU 캐나다는 지난 1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BC주 해상고용주협회(BCMEA)와 임금 인상, 컨테이너 터미널 자동화에 따른 고용 불안정 해소 등 주요 쟁점에 합의하지 못해서다.
2주 동안 파업이 지속되며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 국제무역정책 위원장인 베르너 앤트와일러는 파업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주당 최소 2억5000만 캐나다달러(약 2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선박 운항이 중단되며 생길 손실도 만만치 않다. 지난 8일 기준 BC주 항만 인근에 선박 총 51척이 정박했다.
일부 화물은 추가 비용을 감수하고 캐나다 동부와 미국, 멕시코 내 다른 항구로 우회했다. 이로 인해 북미 지역 소비자 물가 상승이 우려됐다. 미셸 와실리센 캐나다 소매위원회 대변인은 "파업 초기 1~2주 동안 재고 물량이 있어 버틸 수 있지만 길어지면 캐나다 인플레이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글로벌 공급망도 타격이 불가피했다. 밥 발란타인 캐나다 화물관리협회 선임 고문은 "벤쿠버 항은 아시아 태평양 게이트웨이의 핵심 항구"라며 "동아시아 지역에 의류, 식품, 가전제품 등의 많은 소매 판매용 상품이 수입되고 있어 소매업체와 소비자가 직접 받을 영향도 더욱 클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BC주 항만 컨테이너 물동량의 60% 이상은 한국, 중국, 일본 등의 동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다.
파업이 종료되며 큰 손실은 면했다. ILWU 캐나다는 파업 참가 근로자들을 빠르게 업무에 복귀시키고 항만 운영 정상화에 박차를 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상화까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BC주 항만은 캐나다 화물관리협회의 존 코레이는 지난 11일 현지 매체 씨티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파업이 오늘 종료되고 공급망의 정상화에 10월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예측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