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하이닉스, 벨라루스 완전 청산... 현지 안전 문제도 고려

작년부터 연구개발법인 철수…폴란드로 이전
러시아-우크라 전쟁 장기화 영향…서방 제재 타격

[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가 러시아 우방국인 벨라루스에서의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연구개발(R&D)법인을 폴란드로 이전,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동유럽 내 기업 운영을 재정비한다. 

 

8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말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 위치한 연구개발법인을 최종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4년 현지 IT기업 소프트텍(Softeq)의 펌웨어 사업부를 인수해 벨라루스에 진출한지 9년 만이다. 

 

SK하이닉스는 작년 여름께부터 벨라루스법인 역할을 축소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연구개발 기지를 폴란드 그단스크로 이전키로 했다. 벨라루스법인은 폴란드에 있는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 운영 센터로 흡수된다. 

 

벨라루스법인에 근무하던 약 220명의 현지 임직원 중 지난해 말 기준 100여 명이 회사의 보상안에 합의하고 폴란드로 자리를 옮겼다. SK하이닉스는 최대 3만5000달러 규모 지원금과 폴란드 비자 발급, 세금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SK하이닉스가 법인을 정리한 것은 장기화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때문이다. 현지 법인에 근무하는 구성원들의 안전 확보 문제도 이같은 결정을 내린 주요 배경 중 하나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우방국으로 지정돼 러시아를 상대로 행사되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는 물론 한국의 각종 제재가 똑같이 적용된다. 미국, 유럽연합(EU), 한국 등은 작년 3월 러시아와 우방국에 대한 주요 상품과 기술 57개 수출을 제한했다. 센서, 레이저, 통신 장비 등 연구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부품과 반도체 장비 반입이 사실상 전면 금지돼 연구개발 활동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 외 글로벌 IT·전자 기업들도 속속 벨라루스를 떠나고 있다. 기업 운영에 필수적인 연구개발 부문부터 생산 등까지 발목이 잡힌데다 러시아와 러시아 우방국을 향한 서방의 제재가 언제 완화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아라스'를 포함해 12개의 IT 회사가 최근 벨라루스에서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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