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증가하는 중동 지역 '배출가스 제로' 자동차 수요를 겨냥해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에 전기차(EV) 공장을 건설한다. 내달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신흥 시장 공략 거점을 마련하는 중요한 자리인 데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총리가 직접 추진하는 정책의 일환이다보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직접 나설 예정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달 사우디 산업부와 사우디 내 자동차 생산을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 양해각서(MOU) 체결 약 9개월 만이다. 당시 현대차는 사우디 경제 기반을 다각화하기 위한 '비전 2030'의 연장선에서 자국 내 생산 역량 개발에 나선 사우디 정부를 지원키위해 MOU를 진행했었다.
사우디 비전 2030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원유 의존도를 낮추고 민간 부분의 경제 기여도를 높이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국가 정책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총리가 직접 추진하고 있다. 앞서 빈 살만 총리는 오는 2030년까지 수도 리야드를 달리는 차량의 3분의 1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최종 계약은 현지 조립공장 건설과 전기차(EV) 반조립(CKD) 방식 생산 등 2가지를 골자로 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사우디를 방문해 사인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MOU 체결에 앞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총리와 만나 현지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사우디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냈었다.
현지 생산에 따른 수요 확보로 현대차 판매량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토요타를 넘어 사우디 1위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기준 현대차는 사우디 시장에서 약 4만7000대를 판매, 2위를 기록했다. 토요타의 경우 약 11만3000대로 1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현지 생산에 따라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중동 시장 판매 확대를 위해 사우디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 지분 60%를 보유한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모터스(Lucid Motors)의 경우 내년까지 연간 15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완공할 계획을 내놓은 상태"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