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구리 광산 생산 중단…'닥터 코퍼' 술렁

퍼스트퀀텀, 파나마 광산 생산 중단 결정
시위대 반대 확산에 항구까지 봉쇄
국제 구리 선물가격 10개월새 15% 급락

 

[더구루=정등용 기자] 세계 최대 구리광산 중 한 곳으로 평가 받는 퍼스트퀀텀미네랄즈(First Quantum Minerals)의 파나마 광산이 생산 중단에 돌입했다. 퍼스트퀀텀의 구리 채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물자를 운송하는 항구까지 봉쇄됐기 때문이다.

 

퍼스트퀀텀은 23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파나마 광산은 더 이상 상업적 수준의 생산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며 생산 중단 결정을 통보했다.

 

퍼스트퀀텀은 시위대의 사업 운영 반대 움직임이 격화하자 이미 지난주부터 주력 광산의 가동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급기야 광산에 석탄 등 물자를 공급하는 소형 선박의 항구까지 봉쇄되자 광산 운영 중단 결정을 내렸다. 파나마 광산은 퍼스트퀀텀 매출의 40%를 담당하며 전 세계 구리 공급량의 1.5%를 차지한다.

 

퍼스트퀀텀은 “우리 현장 팀은 발전소와 발전시설 및 모든 관련 인프라를 안전하게 유지하고 항구가 재개되는 즉시 신속하게 가동할 준비를 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파나마 정부가 퍼스트퀀텀의 파나마 구리 광산 사업권을 20년 연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 결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길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대는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불과 120km 떨어진 노천 구리 광산이 수질 오염과 환경 파괴를 일으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파나마 국민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파나마 정부는 지난달 30일 퍼스트퀀텀의 구리 광산 채굴권 연장에 관한 국민투표 실행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안건은 퍼스트퀀텀이 계속해서 파나마에서 구리 채굴을 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투표다.

 

정부 발의안에 따르면 오는 12월 중 표결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파나마 선거 관리 당국은 오는 2024년 5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전까지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퍼스트퀀텀이 파나마 구리 광산 생산 중단을 결정하면서 철광석과 더불어 실물경제 지표로 알려진 '닥터 코퍼' 구리 가격도 술렁일 조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제 구리 선물가격이 최근 10개월 동안 15% 넘게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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