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현대차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1월초 생산 재개

공장 인수한 아트파이낸스, 인수 전부터 생산 채비
휴직 직원 호출, 일부 핵심 직원에게는 크레타 선물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러시아 공장이 내년 재가동을 시작한다. 최근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HMMR)을 인수한 아트파이낸스(Art Finance)가 인수 전 일찍부터 생산 채비에 들어가며 재가동 시기를 앞당겼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아트파이낸스는 내년 1월 9일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생산을 재개한다. 구체적인 공장 재개 시기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트파이낸스는 공장 가동 중단 기간 휴직에 들어간 직원들을 호출하는 등 생산 준비에 들어간 상태이다. 일부 공장 핵심 직원들에게는 그동안 노고를 치하하고 향후 협력을 강화하자는 의미로 현대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크레타를 선물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트파이낸스는 인수 가시화 단계부터 생산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재가동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다. 지난 19일 현대차가 공장 매각 안건 승인안을 발표했을 당시 데니스 만투로프(Denis Manturov) 러시아 부총리 겸 산업통상부 장관은 "아트파이낸스는 일찍부터 산업 파트너들과 협력해 자동차 생산을 신속하게 재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일단 아트파이낸스는 파트너사인 중국 광저우자동차(广汽集团, GAC Group)에 위탁 생산을 맡기고, 가동 중단 전까지 이곳 공장에서 생산됐었던 현대차 솔라리스와 크레타, 기아 리오 총 3개 모델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공장에 남아 있는 이들 모델 재고 부품 활용 시 약 7만 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특히 현대차가 러시아 판매 차량에 대한 보증과 A/S 등 사후관리를 위한 현지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재고 소진 이후 계획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향후 GAC와 BAIC 대표 모델 생산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모델은 정하지 않았다.

 

이곳 공장은 연산 23만대 규모를 갖춘 현대차 핵심 해외 생산 거점 중 하나였다. 지난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가동 중단이 이어지다 결국 지난 19일 매각이 결정됐다. 매각 금액은 2년 후 바이백을 조건으로 1만 루블(약 14만5000원)로 책정됐다.

 

공장을 인수한 아트파이낸스는 지난 2월 중순 모스크바에 등록된 벤처캐피탈이다. 러시아의 자동차 딜러 업체 아빌론그룹의 전 사장인 안드레이 파블로비치가 아트파이낸스 지분을 사실상 전부 소유하고 있다. 지난 5월 폭스바겐 러시아 사업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폭스바겐 러시아 법인이 AGR자동차그룹으로 변경된 것도 아트파이낸스가 인수한 직후이다.

 

당초 현대차는 HMMR을 보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현지 부품 수급 상황에 따라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소량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급업체 선정 등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현지 생산 재개에 따른 2차 제재와 글로벌 평판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컸다. 지난해 나홋카 항구를 통한 새로운 물류 체인 구축에도 실패하며 운송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리지 못한 상태에 이르렀다.


현지 점유율도 사실상 '제로'(0)에 가까워지며 존재감을 잃었다는 점도 매각을 결정 짓는 대표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다. 러시아 연방 통계청인 유럽비즈니스협회(AEB·Association of European Business)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8월 러시아 시장에서 전년(2892대) 대비 99.9% 증발한 6대 판매에 그쳤다. 점유율은 0.01%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605대로 전년(4만6063대) 대비 96.5% 하락했다. 누적 판매량 기준 점유율은 0.4%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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