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가격 인하로 인한 마진 감소와 함께 인도 물량도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투자자문사인 번스타인(Bernstein)은 3일(현지시간) 공개한 투자 노트를 통해 “테슬라의 지난 4분기 판매량은 48만4507대로 시장 평균 전망치인 48만500대와 대체로 일치한다”면서도 “다만 총 마진 세전 이익이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은 “지난해 9월과 10월의 가격 인하 영향과 분기 내 재고 모델의 상당한 할인을 고려할 때 잠재적 하락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테슬라에 비중축소(Underperform) 등급과 150달러의 목표 주가를 제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번스타인은 “4분기 가격 인하를 기계적으로 손익에 반영하면 순차적으로 250~200bps의 ASP(평균판매가격) 하락을 의미하며 컨센서스는 0.5% 하락을 모델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번스타인은 테슬라의 올해 인도 물량과 주당순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테슬라가 잠재적으로 FCF(잉여현금흐름)를 마이너스로 만들지 않으면서도 수요 탄력성을 충분히 끌어올릴 정도로 가격을 인하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번스타인은 “현재 테슬라 주가는 TTM(최근 12개월 지수) FCF(잉여현금흐름) 후행 기준 약 200배, 주당순이익 기준 약 100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마진이 높은 성장 기술 기업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올해와 내년 인도 물량을 20%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 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성장 스토리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이미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比亞迪·BYD)에 전세계 분기별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비야디는 해당 분기 테슬라보다 약 4만 대 많은 52만5409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비야디의 지난해 총 판매량은 157만 대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전체 판매량은 테슬라보다 적지만 증가폭은 2배 수준이다. 연간 판매량 차이는 지난 2022년 약 40만 대에서 지난해 23만대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