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 중국 판매 부진이 8년째 이어지고 있다. 현지 판매 부진 탈피를 위해 선택한 수출 강화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는 있지만, 내수 판매가 뒷받침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수출 강화 전략과 신에너지차량(ZEV) 시장 공략을 토대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29일 중국 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기아 중국 합작사 기아기차유한공사(起亚汽车有限公司)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총 8만3875대(소매 기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9만4668대) 대비 11.40% 감소한 수치이다.
특히 기아는 연초 세운 현지 판매 목표치의 절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 앞서 기아는 지난해 중국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79.6% 두 자릿수 높은 17만 대로 잡은 바 있다. 당시 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두 자릿 수 성장률을 목표치로 제시한 건 인도(11.9%)와 중국이 유일했었다.
현지 수요 확보 계획은 실패했지만, 판매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선택한 수출 강화 전략은 고무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기아는 같은 해 전년 대비 125% 세 자릿수 증가한 8만6100대를 수출했다. 이들 수출 물량은 중동과 아프리카, 북미, 중남미 등 30개 이상 주요 국가로 수출됐다.
기아는 수출 제품 라인업을 모델로 늘리고 지속해서 수출량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수출 모델인 환치(Huanchi)와 세투스(Sethus), 에파오(Epao)에 더해 최근 K5까지 라인업에 추가했다. 브랜드 전용 전기차 모델 가세도 검토 중이며 오는 2026년까지 연간 수출 규모를 20만대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수출 국가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현재 8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전략에 따라 장쑤성 옌청공장도 글로벌 수출 기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수출 강화 전략과 함께 현지 ZEV 시장 공략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ZEV 시장 공략 일환으로 작년 말 현지 1호 전기차 EV6에 이어 2호 전기차 모델로 낙점한 'EV5' 현지 생산과 판매를 본격화했다. 특히 로컬 브랜드를 비롯한 현지 진출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의 경쟁을 위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은 상태이다.
전용 전기차 출시도 이어간다. 앞서 기아는 오는 2027년까지 E-GMP 플랫폼 기반 전기차 모델 최대 6개를 중국 전기차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중국 ZEV 시장 공식 진출 선언은 작년 3월에 이뤄졌었다.
반면 현대차는 8년 만에 현지 판매 하락세를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같은해 중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2.5% 증가한 25만7000대를 판매했다. 이와 더불어 처음으로 수출 1만 대를 달성한데다 현지 누적 생산 1200만 대라는 대기록도 써냈다. 무엇보다 현지 자동차 산업이 극심한 변혁을 겪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본보 2024년 1월 5일 참고 현대차, 지난해 中 25만7000대 판매…바닥 찍고 전년比 2.5%↑>
다만 현대차 역시 아직 갈 길은 멀다. 연간 판매량 25만7000대는 중국 로컬 브랜드인 BYD의 월간 판매량(약 30만 대)에 한참을 밑도는 수치이다. 하지만 로컬 브랜드와 비교해 품질적인 부분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잠재력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