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금융당국, 롯데케미칼타이탄 주가 급락에 공매도 금지

롯데케미칼타이탄 주가 15.07% 급락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 IDSS 중단 조치
지난해 실적 부진 영향…상반기 시황 부진 지속

 

[더구루=정등용 기자] 롯데케미칼의 해외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이 잇딴 수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하자 말레이시아 금융당국이 공매도 중단 조치까지 내리면서다.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Bursa Malaysia Securities)는 30일(현지시간) 롯데케미칼타이탄 주가가 이날 오후 15.07% 급락하자 장중 공매도(IDSS)를 중단했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전날 지난해 순손실이 7억8829만 링깃(약 2225억원)으로 전년 7억3106만 링깃(약 2064억원)보다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3.68% 감소한 76억5000만 링깃(약 2조15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은 전년 동기 3억3364만 링깃(약 941억원)에서 1억8648만 링깃(약 526억원)으로 축소됐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투자자들은 롯데케미칼타이탄 주식 매각에 나섰고, 이는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롯데케미칼타이탄은 증권 신고서를 통해 “실적 약화는 주로 마진 스프레드 감소와 롯데케미칼 미국 법인의 손실 분담에서 기인했지만 재고 상각이 순 실현 가능한 가치로 환원되면서 부분적으로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TA 증권은 롯데케미칼타이탄의 단기 수익 전망이 여전히 도전적이라며 올해 1분기에도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주가는 1.05링깃, 투자 등급은 ‘매도’ 등급을 각각 유지했다.

 

지난 1989년 설립된 롯데케미칼타이탄은 동남아시아 최대의 올레핀 및 폴리올레핀 통합 생산업체 중 하나로 조호르주 파시르 구당과 탄중 랑삿에 12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롯데케미칼에 인수됐다.

 

롯데케미칼타이탄은 한때 롯데케미칼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성공적인 M&A 사례로 평가 받아왔다. 롯데케미칼에 인수된 후 지난 2015년 3280억원의 흑자를 냈으며, 이듬해엔 롯데케미칼 전체 영업이익의 20%에 해당하는 5060억원의 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전방산업 수요 급감이 롯데케미칼타이탄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중국의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 신·증설로 공급 과잉이 벌어지자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공장을 돌릴수록 손해가 나는 처지에 이르렀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 석유화학 시황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철 롯데케미칼타이탄 대표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 대해 “중국과 유럽의 경제 성장률 하락과 중동 분쟁이 주요 공급 원료인 나프타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유가 변동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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