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베트남 희토류 생산량이 감소했다. 희토류 채굴 업체들의 불법 거래 혐의가 포착되면서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의 희토류 탈중국 전략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일(현지시간) 지난 2022년 베트남 희토류 생산량 추정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생산량도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베트남의 희토류 산화물(REO) 매장량은 약 2200만t(톤)으로 추정되지만 지난 2022년 추출한 양은 1200t에 불과했다. 지질조사국은 앞서 베트남이 지난 2022년 4300t의 희토류를 채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현지에선 희토류 채굴 업체들의 불법 행위가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으로 호주 광산업체 블랙스톤 미네랄(Blackstone Minerals) 경영진은 지난해 9월 희토류 불법 거래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다.
블랙스톤 미네랄은 당초 베트남 현지 기업들과 아직 개발되지 않은 희토류 광산에 대한 새로운 채굴권 입찰을 계획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베트남 환경부는 희토류 광산 입찰 계획이 여전히 진행 중인지 밝히지 않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베트남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희토류 탈중국 전략을 추진해 온 서방국가들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으며 희토류 자석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이 수십 년 동안 희토류 생산 과정의 모든 단계를 지배해 왔던 만큼 세계 각국 정부·기업도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었다.
최근에는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각국 정부·기업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베트남과 희토류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유럽 기업들은 스마트폰, 전기차, 제트 전투기, 풍력터빈 등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조달하기 위한 탈중국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