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니켈 가격이 7개월 만에 주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가 확대되면서다.
26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준 3개월물 니켈 가격은 1만747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1월10일 1만7600달러 이후 최고치다. 주간 상승률은 6.8%로 지난 7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제재 확대에서 비롯됐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3일 러시아 기업 500여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90곳이 넘는 기업에 대한 수출통제조치도 별도 시행한다.
유럽연합(EU)도 같은날 제13차 러시아 제재안을 관보에 게재해 실행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연루된 사람 106명과 법인 88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러시아는 정제 니켈과 알루미늄의 주요 생산국 중 하나다. 서방 국가들의 이번 제재는 러시아 니켈·알루미늄 공급 측면에서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채굴 쿼터 승인 작업이 지지부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인도네시아는 향후 3년간의 채굴 쿼터 승인 신청을 검토 중인 가운데 최종 결과가 늦어지면서 니켈 광석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니켈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LG화학(양극재 사업부문) 등 국내 양극재 기업들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이들 기업은 3~6개월 전 사둔 리튬, 니켈 등으로 양극재를 제조해 LG에너지솔루션 등 배터리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배터리 업체는 납품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판가를 정하는데, 양극재 기업 입장에선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그만큼 손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반면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차익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