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일론 머스크의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와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총 13억 달러(약 1조7526억원) 규모의 비트코인(BTC)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8일 가상화폐 시장 정보 플랫폼인 아캄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에 따르면 △테슬라는 68개 지갑에 7억7100만 달러(약 1조190억원) △스페이스X는 28개 지갑에 5억5500만 달러(약 7336억원) 규모의 BTC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아캄 인텔리전스 측은 지난 2021년 이후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거래 내역과 양사의 재무제표 등을 비교해 BTC 보유 규모를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테슬라는 지난 2021년 1월 15억 달러(약 1조 7000억원) 규모의 BTC를 구입, 두 차례에 걸쳐 매각했다. 2021년 1분기에는 2억7200만 달러(약 3605억원)를, 이듬해 2분기 9억3600만 달러(약 1조2407억원) 규모의 BTC를 각각 팔았다.
특히 아캄 인텔리전스는 "흥미롭게도 테슬라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BTC 결제를 허용하며 테슬라 BTC 보유량 증가에 기여하고자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BTC 채굴에 대한 환경 문제 논란으로 BTC 결제는 두 달 만에 중단된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1년 스페이스X의 BTC 보유 사실을 공개했지만, 자세한 보유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22년 5월 암호화폐 침체기 당시 스페이스X는 BTC 투자에 타격을 입어 총 3억7300만 달러(약 4944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스페이스X는 BTC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이후 흑자로 돌아섰다. BTC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양사는 재정 상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이스X는 현재 1억3200만 달러(약 1749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테슬라 역시 4억5500만 달러(약 6028억7500만원)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누적하면 양사는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BTC 보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BTC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새로 승인된 미국 현물 BTC 상장지수펀드(ETF)의 엄청난 성공과 4월 반감기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