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중국 거대 리튬업체들이 이익 감소에도 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전환 흐름이 속도를 내면서 리튬의 장기 수요 전망도 여전히 밝다는 이유에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거대 리튬업체인 톈치 리튬(Tianqi Lithium)과 간펑 리튬(Ganfeng Lithium)은 지난해 리튬 가격 하락으로 순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 자동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호주와 미국의 주요 리튬 업체들은 생산량과 지출을 대폭 줄이고 있다. 하지만 톈치 리튬과 간펑 리튬 등 중국 업체들은 이 같은 추세를 거스르고 있다.
각 업체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톈치 리튬은 고품질 리튬 공급원을 탐색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 이를 통해 쓰촨성 야장 채굴 및 가공 프로젝트의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중국과 아르헨티나에 생산 시설을 늘리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중국 광산업체 CMOC 그룹과 지진 마이닝 그룹(Zijin Mining Group)은 잠재적인 리튬 가격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배터리 소재 분야의 M&A(인수·합병)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업체들이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는 데에는 향후 리튬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 하면서 호황과 불황을 거듭하는 리튬 사이클도 장기적으로는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NZ(호주뉴질랜드은행) 그룹 홀딩스는 투자 메모를 통해 “배터리 금속 공급은 향후 5년 동안 3.5배까지 증가해야 하는데 이는 쉽게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며 “중국 기업들은 장기적 안목에서 경쟁 업체들에 앞서 나가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산업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저비용 생산업체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고비용 생산업체와 합병이나 통합을 하면서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중국 제조업 활동은 5개월 간의 하락세를 끊고 지난 3월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 산업 부문이 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중국 주택 판매 부진은 3월에도 지속되면서 기대했던 경기 회복 조짐이 아직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반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