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차가) 스마트 모빌리티 프로바이더로서 고객에게 어떤 도움을 드릴지 지속해서 준비해왔다."
지난 23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ST1 신차발표회에서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이 이같이 말했다.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현대차가 나아갈 방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현대차가 공개한 ST1은 새로운 전동화 상용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할 전망이다. ST1은 샤시캡(Chassis-Cab)과 카고, 카고 냉동 등이 주요 라인업이지만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사용자와 사용 목적에 따라 최적화할 수 있는 목적기반차량(PBV)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ST1은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닌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융합한 차량이라고 재정의했다. 정 본부장은 "ST1은 현대차가 새롭게 제시하는 전동화 비즈니스 플랫폼 차량"이라며 "고객의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즐거운 이동 경험은 물론 비즈니스의 성공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T1은 고객 비즈니스에 맞춰 차량 개발이 가능하다. 경찰 작전차부터 응급 구조차, 캠핑 차량은 물론 새로운 사업 창출을 위한 전기 바이크 충전차, 이동식 스마트 팜, 애완동물 케어 숍 등 다채로운 특장 모델을 제작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차량으로의 개발이 가능한 이유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데이터 오픈 API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라는 세 가지 특장점 때문이다.
먼저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만들어 기존에 탑재하기 어려웠던 앱을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류 운송사가 사용하는 물류 배송 관리 시스템(TMS) 앱을 스마트폰이나 별도 단말기로 사용했었는데 차량 인포테인먼트에 탑재되면서 운송 기사들은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는 ST1에 최초로 데이터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도입했다. 다양하고 유익한 차량 데이터를 고객사에 제공해 활용한다. 데이터 오픈 API는 파트너사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통신 수단이다.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프로그래밍해 외부 소프트웨어 개발자나 사용자가 바로 앱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ST1에 적용된 데이터 오픈 API를 통해 고객사 시스템으로 차량의 위치, 속도, 시동상태, 배터리 충전량 등 실시간 차량 운행 정보와 차량 운행 분석 데이터 등을 전달해 고객사는 효율적으로 차량을 실시간 관리 할 수 있다.
플러그앤플레이 기술도 탑재했다. ST1 내·외부에 별도 커넥터를 구성해 고객사가 특장 차량에서 차량 전원, 통신 데이터 등을 비즈니스에 맞춰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민상기 현대차 PBV사업실장은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모두가 놀랐다"라며 "스마트폰 앱이 스마트폰과 외부를 연결하는 창구이듯, ST1 또한 자동차 데이터 활용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엔 현대차는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현대차의 의지를 강조했다.
현대차가 이날 공개한 ST1 카고와 냉동 카고 두 모델은 모두 76.1kWh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으로 카고는 317km, 카고 냉동은 298km 주행이 가능하다. 초급속 충전시스템(350kW)로 10%의 배터리 용량에서 80%까지 20분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ST1 카고와 카고 냉동의 모터 최고 출력은 160kW, 모터 최대 토크는 350Nm이다. 판매 가격은 카고 △스마트 5980만원 △프리미엄 6360만원 카고 냉동 △스마트 6815만원 △프리미엄 7195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