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국내 바이오기업 샤페론이 세계 각국 투자자 눈도장 찍기에 나섰다. 라이선싱 아웃(기술수출) 파트너를 모색하고 투자 자금을 마련해 혁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2일 중국 투자은행 BFC그룹에 따르면 샤페론과 미국 자회사 허드슨 테라퓨틱스가 오는 8일 상하이에서 열리는 투자 컨퍼런스 'BFC 헬스케어 비즈니스 디벨롭먼트&인베스트먼트 컨퍼런스'에 참가한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이번 컨퍼런스는 총 300여건 이상의 투자 파트너십 계약이 체결됐으며 투자 규모는 80억달러(약 11조144억원)에 달한다. 100여개 국가의 바이오 기업,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가 행사에 참여하는 대형 투자 컨퍼런스다.
샤페론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라이선싱 아웃(기술 수출) 파트너를 확보하기 위해 1:1 비즈니스 미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특히 미팅에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누겔'과 나노바디 이중항체 '파필리시맙' 등 개발 현황과 성과를 소개하고 라이선싱 아웃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누겔은 경증·중등증 아토피 환자들에서 이중맹검, 위약 대조시험으로 국내 5개 병원에서 진행한 임상 2상 연구 결과, 70% 이상의 환자가 샤페론이 선정한 바이오마커에 양성을 보였다. 누겔 치료 효과에 반응을 보인 환자 수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샤페론 바이오마커 양성 환자에서 누겔은 현재 경·중등증 아토피 시장의 경쟁 약인 PDE4 억제제보다 월등히 우월한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보였다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임상을 진행 중이다. 누겔은 지난달 미국 내 임상 2상 첫 번째 코호트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 미국 환자에 대한 치료 용량을 재확인, 용량과 반응관계, 약물의 안전성, 바이오마커와의 상관성 등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이번 임상의 주된 목표다. 임상은 다양한 인종의 경증·중등도 아토피 피부염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습진 중증도 지수(EASI 점수) 개선 효과 확인을 목표로 한다. 임상은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방식으로 진행된다.
파필리시맙은 적응성 면역관문과 선천성 면역관문을 동시에 저해하는 나노바디 이중항체다. 기존 PD-1·PD-L1 항체치료제에 저항성을 가지는 암에 대한 항암 효과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CD47 항체가 가지는 부작용을 나타내지 않는 안전한 항체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현재 전임상 및 임상 1상을 앞두고 있다.
샤페론이 라이선싱 아웃 파트너 모색에 강(强)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페론은 지난해 기대했던 라이선싱 아웃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현재 투자금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 때문에 지난달 최대 3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회사는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임상시험에 사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신약후보 물질 홍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15일 대한면역학회에서 누겔의 안전성과 아토피 치료 효과를 발표한 데 이어 17일에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파필리시맙에 대한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 바 있다. 샤페론이 라이선싱 아웃 파트너를 모집하는 데 성공하면 투자금 확보와 함께 임상 연구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샤페론은 지난 2008년 설립하며 아토피 치료제, 나노바디 항체 개발 플랫폼을 바탕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당시 137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지난달 4월에는 해외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미국에 자회사 허드슨테라퓨틱스를 설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