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매장량 세계 2위' 베트남 희토류 수출 통제한다

쩐 홍 하 부총리, 국회서 직접 밝혀
희토류 투자 박차…성장 가능성 높아
베트남과 희토류 협력 LS에코에너지 주목↑

 

[더구루=진유진 기자] '세계 2위 희토류 매장국' 베트남이 희토류 원소 수출을 금지한다. 중국에 이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기업 최초로 베트남 희토류 사업에 참여한 LS에코에너지가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쩐 홍 하(Tran Hong Ha) 베트남 부총리는 4일(현지시간) 하노이에서 열린 국회 질의응답 세션에서 "베트남은 희토류 원소를 수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천연자원환경부와 관련 부처, 기관에 희토류 매장량을 조사하고 평가해 시장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개발 원칙을 결정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당꾸옥칸 천연자원환경부 장관은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베트남의 희토류 광물 매장량은 약 3000만t에 달하지만, 아직 개발·가공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와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베트남은 개발과 생산, 심층 가공 기술이 없어 지난 2021년 기준 연간 생산량은 1000t에 불과하다.

 

채굴량이 여전히 적지만 매장량과 희토류 수요 전망 등을 고려하면 향후 성장성은 충분하다. 베트남은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18%를 차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희토류 원소는 배터리와 자석, 전기 자동차 제조, 우주 응용 분야에서 사용된다. 전 세계 희토류 수요는 지난 2014년 이후 매년 약 4%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희토류 생산량 200만t을 목표로 외국인 투자 유치와 희토류 광산 개발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응웬찌중 기획투자부 장관은 베트남이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모든 조건과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베트남은 미국과 한국, 일본, 유럽, 대만 등의 반도체 관련 대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5만 명의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베트남이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희토류 탈(脫)중국 전략을 추진해 온 세계 각국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각국 정부·기업의 행보가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베트남을 찾아 희토류 공급 협력 제고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성사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핵심 광물 공급망 센터를 세워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LS에코에너지는 국내 기업 최초로 베트남에서 대규모 희토류 산화물을 확보한 바 있다. 지난 1월 베트남 광산업체와 '희토류 산화물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LS전선과 함께 희토류 금속공장 건설과 영구자석 제조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수직계열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의 희토류 생산 전망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루이스 오코너 스트래티직 메탈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광석을) 최종 제품으로 전환하는 건 어렵고 복잡하며 비용이 많이 든다"며 "베트남은 인적 자본이나 엔지니어링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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