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러시아가 자국 리튬 개발 프로젝트를 앞당긴다. 미국 제재로 인해 리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자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고르 데미도프 폴라 리튬(Polar Lithiu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당초 2030년으로 계획했던 리튬 생산 프로젝트를 3~4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폴라 리튬은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 로사톰과 세계 최대 니켈 생산업체 노르니켈(Nornickel)이 합작 설립한 업체로 현재 러시아 북서쪽에 있는 콜모저스코예 리튬 광산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러시아 최초의 리튬 광산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리튬 이온 배터리를 현지에서 완전히 생산하는 데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4만5000t(톤)의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라 리튬은 이달 말 주주 승인을 거쳐 콜모저스코예 리튬 광산 개발을 2026~2027년으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파일럿 모드에서 계획된 총 용량의 10%로 생산의 첫 단계를 시작한다는 목표다.
데미도프 최고경영자는 “리튬은 분명 21세기의 석유가 되고 있다”면서 “리튬 광구 개발을 가속화 해 자체 생산 시설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미국 제재 이후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공급이 끊기면서 볼리비아와 중국으로부터 탄산리튬을 수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수입 및 배터리 부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공급망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리튬 공급 과잉이 벌어져 리튬 가격도 급락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리튬 자체 생산에 대한 의욕을 나타내고 있다.
컨설팅 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전 세계 리튬 공급 과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030년에는 약 40만t의 탄산리튬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