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SK텔레콤(SKT)이 아마존 웹 서비스(AWS)와 손잡고 제공 중인 로밍 엣지 클라우드(Roaming Edge Cloud)의 상세한 테스트 결과가 공개됐다. SK텔레콤은 이번 연구로 AWS 클라우드 기반 네트워크 확장의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AWS는 10일(현지시간) SKT와 협업해 진행한 '로밍 엣지 클라우드' 실증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테스트는 AWS와 SK텔레콤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이번 연구는 2023년 내내 스페인과 필리핀에서 진행됐다. 테스트는 기존 홈 라우트 로밍과 속도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로밍 엣지 클라우드는 AWS가 한국 통신사와 진행하는 협업 중 가장 혁신적인 서비스로 뽑는다. SKT는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제25회 월드 커뮤니케이션 어워드(WCA)에 로밍 엣지 클라우드로 클라우드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로밍 엣지 클라우드는 해외 주요 국가에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활용해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는 해외 로밍 아키텍처를 로컬 브레이크아웃(LBO) 로밍과 홈 라우트 로밍(home-routed roaming)으로 정의하고 있다. LBO 로밍은 현지 로밍 파트너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다. 홈 라우트 로밍은 이용자 트래픽을 IPX(IP Exchange) 네트워크를 통해 본국으로 보내고 이를 처리해 연결하는 방식이다.
LBO 로밍과 홈 라우트 로밍은 각 방식 별로 장점이 명확한다. LBO 로밍은 현지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만큼 지연 시간이 짧아져 사용자 경험이 향상된다. 반면 홈 라우트 로밍은 데이터가 본국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만큼 속도가 느리지만 본래 가입했던 통신사의 정책과 규칙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 방식마다 장점이 있지만 통신사들은 일반적으로 홈 라우트 로밍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국제 로밍 서비스가 통신사 입장에서는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홈 라우트 로밍을 활용하면 통신사만의 정책과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불가피한 연결 지연을 감수하면서도 다른 서비스 제공으로 만회하는 형태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SKT는 로밍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지연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고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AWS 리전을 활용한 로밍 엣지 클라우드다.
로밍 엣지 클라우드는 이용자의 데이터를 본국으로 보내는 대신 각 지역에 위치한 AWS 리전으로 라우팅한다. 현재 AWS의 리전은 전세계 33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로밍 엣지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한국에 있는 SKT의 데이터 센터와 AWS 리전에 동시에 연결된다. SKT 네트워크와 연결을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트래픽은 AWS 리전으로 전속돼 처리된다. SKT는 이 같은 방식으로 LBO 로밍과 홈 라우트 로밍의 이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AWS와 SKT가 공개한 데이터에서도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지연시간 측면에서는 기존 서비스는 RTT(Round Trip Time, 데이터가 왕복하는 시간)기 555ms였는데 로밍 엣지 클라우드는 90ms로 약 84% 감소했다. 또한 다운로드 속도도 337Mbps에서 439Mbps로 약 30% 개선됐다.
글로벌 웹사이트 접속 시간도 최대 76.9% 단축됐다. 구글은 2.3초에서 0.9초로 줄어들었으며 △애플 5.7초 -> 1.3초 △페이스북 4.0초 -> 1.4초로 단축됐다. 한국 웹사이트의 경우는 네이버 3.2초에서 1.9초, 다음 13초에서 5초로 최대 61.4%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이렇게 속도적 이점 외에도 클라우드망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성수기와 비수기, 시기에 따라 사용량이 달라질 경우 이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AWS 측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로밍 엣지 클라우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이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 네트워크 미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