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전기차 올인 전략'에 따라 현대차·기아가 순수 전기차(BEV) 개발과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 미국 전략 총괄이 현재 글로벌 전기차 주류가 하이브리드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스티브 코소프스키(Steve Kosowski) 기아 북미법인 장기 전략 및 계획 책임자는 최근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하이브리드는 BEV에 대한 위협이 아닌 전동화를 향한 '이상적인 길'"이라고 밝혔다. BEV 캐즘(일시적인 수요 감소 현상)으로 하이브리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데 따른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BEV에서 하이브리드로 노선을 갈아타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은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정의선 회장의 '전기차 올인 전략'을 토대로 BEV 개발과 판매에 전사적인 노력을 이어가는 가운데 나온 이야기이다. 북미법인 장기 전략과 계획을 총괄하는 책임자의 입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향후 기아의 행보에 변화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방향성에 대한 개인적인 반대 의견을 비춘 것으로도 보이는 이 같은 발언은 사실 정 회장의 '전기차 올인 전략'을 지지한다는 점을 나타낸 것이었다. '전동화를 향한 이상적인 길'이라는 의미는 하이브리드는 BEV에 대한 위협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전기차 경험 확대로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하이브리드를 잠재적인 BEV 구매자를 유치할 수 있는 발판으로 여긴 셈이다.
그는 "내연기관과 비교해 더 높은 효율성을 나타내는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과 BEV 사이에서 괴리를 좁히는 훌륭한 대안이 된다"고 부연했다. 결국 내연기관→하이브리드→BEV 순으로 결국 BEV가 주류가 될 수밖에 없는 시기가 도래한다는 게 그의 전망이다.
BEV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당장 해결해야 할 우선 과제로는 원가 절감과 인프라를 꼽았다. 그는 "BEV 캐즘 현상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BEV 가격과 인프라"라며 "오늘날 국가들이 도입하고 있는 배기가스 규제 등에 따라 규모의 경제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BEV 판매는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