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고 EV 가격 하락폭, 내연기관차 대비 '13.3배' 가팔라

내연기관차 대비 중고 전기차 가격 하락폭 커져
지난 2월 중고 내연기관차, 전기차 평균 판매 가격 '첫' 역전

[더구루=김은비 기자] 글로벌 전기차(EV) 시장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을 보이는 가운데 중고 전기차 평균 가격이 내연기관차 보다 약 13.3배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전기차 선호 현상 '전기차 프리미엄 실종' 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23일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아이씨카스(iSeeCars)에 따르면 미국내 판매되는 중고 전기차 평균 가격은 최근 1년 동안 52% 급락했다. 지난해 6월 기준 중고 전기차 평균 가격은 4만 916 달러(약 5654만 원)였으나 지난 5월 현재 2만8767달러(약 3975만원)로 가치 하락폭이 1만2149 달러(약 2970만 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고 내연기관차의 경우 하락폭은 3.9%(1291 달러·약 178만 원)에 그쳤다. 전기차 가격 하락세가 내연기관차 대비 13.3배 가파른 셈이다. 아이씨카스는 연식 1~5년된 중고차 총 220만대를 대상으로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평균 판매 가격도 역전됐다. 지난해 6월 중고 전기차의 평균 가격은 중고 내연기관차의 평균 가격보다 8000 달러(약 1103만 원), 25% 이상 비쌌던 반면 11개월 만에 내연기관차보다 2657 달러(약 367만 원), 약 8% 이상 더 저렴해졌다. 

 

이처럼 중고 전기차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는 원인으로는 '전기차 프리미엄' 소멸이 꼽힌다. 전기차를 선호하며 기꺼이 비싼 금액을 지불하던 소비자들은 배터리 기술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새로 출시되는 전기차 모델의 주행 거리가 늘어나면서 중고 배터리 품질 저하를 걱정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칼 브라우어(Karl Brauer) 아이씨카스 수석 분석가는 "중고차 구매자들이 더 이상 EV에 대한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며 "전기차는 이제 소비자에게 매력적이지 않으며, 그로 인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가치가 떨어진다고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한 몫 했다. 머스크발 가격 인하 경쟁이 전체 전기차 시장의 가격을 끌어내리는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테슬라는 현재까지 계속해서 모델X·Y·S 차량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기준 중고 테슬라 가격은 평균 28.9% 하락해 전체 자동차 브랜드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아이씨카스는 △글로벌 EV 시장 경쟁 심화 및 △리튬 가격 하락 △제조 기술 개선 등이 중고 EV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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