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진로' 즐기며 'K-소주'에 열광…하노이 맥주거리엔 두꺼비가

베트남 젊은 여성층 중심으로 에이슬 시리즈 인기
후지마트 3곳에 단독 매대 설치하고 마케팅 강화

 

[하노이(베트남)=김형수 기자] "맥주보다 비싸지만 특별할 때, 기분을 내고 싶을 때 진로 소주를 마신다. 못 하이 바 요(하나 둘 셋, 자) 진로 소주."

 

지난 13일(현지 시간) 베트남 수도 하노이 시내에 있는 맥주거리에서 울려퍼진 건배사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약 4시간여 떨어진 곳이지만 한국 드라마와 K-팝(POP)을 선호하며 자연스럽게 '한국 소주'를 접한 베트남 시민들은 거부감 없이 '진로 소주'를 마시며 즐거워했다. 하노이 맥주거리는 핫 플레이스로 낮에는 비교적 한산하지만 저녁이 되면 베트남 현지 젊은 층 외에도 주재 외국인 및 관광객들이 다양하게 찾는다.

 

이곳에서 만난 현지 대학교 학생 뉘엔 안톤 린(Nguyen An Ton Lin·여·21) 씨는 친구가 연 파티에서 진로 소주를 처음 접한 이후 종종 마시고 있다며 "베트남 술은 다음날 머리가 아프지만 한국 소주는 맛이 부드럽고 다음날 숙취가 없어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에이슬 시리즈 과일소주가 베트남 젊은 여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술집들이 해당 제품을 줄줄이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하노이 맥주거리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하노이 맥주거리에 자리한 주류 취급 식당 78곳 가운데 진로 소주가 입점한 가게는 지난해 40개에서 올해 78개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다양한 음식과 함께 진로 소주를 즐기는 로컬 소비자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하노이 맥주거리 내 여러 주점 메뉴판 한가운데는 진로 소주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으며, 참이슬 후레쉬 패키지 이미지를 활용해 간판을 디자인한 가게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하노이 맥주거리에는 진로 상징인 '두꺼비'가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곳 유흥시장을 겨냥한 프로모션을 적극 펼치며 현지 마케팅을 팔을 걷어 붙인 모습이다. 맥주거리에서는 진로 유니폼을 입은 하이트진로 판촉원들이 로컬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면 판촉활동을 펼쳤다. 주점 내 테이블을 돌며 진로 소주를 구입한 고객에게 두꺼비 인형 등 하이트진로 굿즈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노이 맥주거리 한쪽에 자리한 진로BBQ 매장 앞에서는 영문으로 '진로'라고 적힌 손팻말 등을 들고 흥겨운 진로 소주 홍보음악을 배경으로 율동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복고풍 콘셉트로 조성된 진로BBQ 매장은 하이트진로 소주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장 입구에는 레귤러 소주 참이슬 후레쉬와 과일소주 청포도에이슬·자몽에이슬·딸기에이슬·복숭아에이슬 등이 전시돼 있었다. 매장 벽면 곳곳에는 진로 소주 포스터, 한글 홍보물 등도 게시돼 있었다. 불판에 돼지고기를 굽고 소주를 마시는 고객들을 보니 베트남 하노이가 아닌 대한민국 서울에 있는 술집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최근 빠른 경제 성장으로 품질 중심의 소비패턴과 여성의 사회생활 참여로 인해 여성 음주 역시 점차 증가하고 있어 동남아시아 지역을 새로운 해외 성장시장으로 보고 현지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온 하이트진로로서는 매력적인 시장임이 분명해 보였다.
 

이곳 매장을 운영하는 김광욱 SLP 최고경영자(CEO)는 "주말에는 하루 200명에 가까운 손님이 방문하고 있으며 20대 후반 여성 직장인 고객이 많다. 회식, 생일파티, 데이트 수요가 많다"면서 "과일 소주와 레귤러 소주의 판매 비중은 7 대 3 정도로 팔린다"고 전했다. 

 

하이트진로에 먼저 진로BBQ 식당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현지에 매장을 오픈한 김광욱 CEO는 현재 베트남에서 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노이에 3곳, 박린 지역에 1곳이 있다. 내년 하노이에 1개 점포를 추가로 연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유흥 채널을 겨냥한 공격적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펼치는 한편 가정 채널 내 마케팅도 강화하며 현지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하노이에 있는 대형마트 후지마트 11개 매장 가운데 3개 점포에 진로 단독 매대를 설치하고 참이슬 후레쉬·진로이즈백 등 레귤러 소주와 청포도에이슬·자몽에이슬 등 과일소주를 판매하고 있다. 한 달 판매량은 15짝(300병)에 달한다. 한글 패키지가 적용된 유사 소주 상품이 계속 출시되고 있으나 후지마트 소주 부문 시장점유율 75%를 기록할 정도로 독보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시음행사 등 판촉 행사를 펼치고 있으며, 청포도에이슬이 가장 인기"라면서 "향후 후지마트 매장이 50개점으로 늘어나면 진로 소주 판매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거점 시장인 베트남 내 에이슬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하이트진로 현지 실적은 크게 늘어났다. 지난 2019년 86억원 수준이었던 베트남 매출은 지난 2022년 129억원으로 50% 증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 결과 진로 소주는 지난 2021년 베트남 스피릿 시장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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