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웃었다…'1세대 패션' 삼성물산·형지·F&F 실적 날개 달고 '훨훨'

형지, 영업이익신장률 '131%'…오프라인 통했다
안다르·그리티 등 신진기업들의 활약도 눈길

 

[더구루=김형수 기자]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심리 하락 여파로 국내 패션업계에 한파가 불어닥친 가운데 1세대 패션기업이 웃었다.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과 소통 강화에 나서면서 이익 실현을 이뤄냈다. 특히 삼성물산과 패션그룹형지 등 국내 패션션시장을 이끈 1세대 패션기업이 자신들만의 경쟁력을 앞세워 불황을 돌파해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업계 ‘큰형님’격인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연매출은 2조510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10억원 대비 2.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7.8% 늘어난 1940억원을 기록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프리미엄 수입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국내 고객에 선보인 전략이 실적을 끌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수입 브랜드의 매출 비중이 약 30%로, 연 6000억원의 수입을 내고 있다. 신명품 브랜드인 △자크뮈스 △스튜디오니콜슨 △가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70%, 90%, 50% 신장했다. 고물가 시대에 맞춰 저렴한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의 경쟁력을 강화하며 흑자 전환을 이룬 것도 실적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패션그룹형지 역시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와 철저한 현장 중심 경영,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운영효율화 등에 힘입어 큰 폭으로 실적을 끌어 올렸다.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까지 이른바 국민 중년SPA 브랜드 삼총사를 전개하고 있는 형지는 지난해 2022년의 122억원 대비 132% 신장한 2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2022년에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을 504억원 증가시켜 2년 연속으로 2배 이상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기간 경쟁사들의 영업이익 신장률이 마이너스를 감안하면, 패션그룹형지의 132%는 어덜트 여성복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 


형지의 깜짝 실적 상승에는 가두매장 중심의 영업 환경에 주목하며,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나선 전략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이커머스의 강세로 대면 서비스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고객과 스킨십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 주요 소비층인 중장년 여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편으로는 핵심 타깃층의 취향과 쇼핑 패턴을 공략해 젊고 트렌디한 디자인에 가성비까지 만족하는 상품 개발에 힘써,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각 브랜드의 개성과 차별성을 강화했다. 또한 효율생산을 통해 투입 대비 매출액을 높였고, 판매증대를 통한 이익개선, 판매율, 판가율, 생산배수, 원가율관리 등 데이터를 기본으로 한 경영 또한 영업이익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F&F도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 성장한 1조9789억원, 영업이익은 5.1% 증가한 5518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 본토에서 MLB 매장수가 1100개까지 늘었고,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신규 국가 진출로 총 7개국까지 시장을 다각화한 점이 주효했다

 

그 외 신진 기업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애슬레저 전문 브랜드 안다르는 상품 카테고리를 다각화하며 온라인스토어와 매장에 집중하는 D2C(Direct to Customer) 판매 전략을 펼치며 지난해에 매출액은 2026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상승한 184억원을 기록했다. 비즈니스 캐주얼부터, 주니어 웨어, 심리스 언더웨어까지 제품 다변화를 꾀한 덕분에 기존 충성고객에다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 효과를 누렸다. 또 자사몰과 매장 판매에 집중해 유통 수수료를 줄이고 혜택을 확대한 전략으로 고객의 발길을 이끌었다.

 

라이프 스타일웨어 전문기업 그리티 역시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신장한 1761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7% 증가시켰다. 편안한 이너웨어로 확고한 팬층을 확보하면서 ‘감탄브라’와 ‘원더브라’의 온라인 자사몰이 급성장한 것이 실적 급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그리티의 감탄브라 브랜드의 총 매출액은 6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나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도 상품과 판매 채널 경쟁력 강화에 전략적으로 나선 결과 대기업, 중견기업은 물론 일부 신진기업들도 수익성 확보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역대급 불황과 소비 위축에 맞서 실적을 끌어 올린 패션기업들의 행보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