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중국 구리기업 장시코퍼(Jiangxi Copper)가 캐나다 광산기업 퍼스트퀀텀미네랄(FQM)의 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글로벌 광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TSX)는 23일(현지시간) 장시코퍼와 퍼스트퀀텀이 주주 권리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이사 지명권과 주주 지원, 주식 처분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고 덧붙였다.
주주 권리 계약 기간은 오는 2027년 7월23일까지 혹은 퍼스트퀀텀에 대한 장시코퍼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는 시점까지다. 당사자 간 서면 합의에 따라 주주 권리 계약은 언제든지 해지될 수 있다.
퍼스트퀀텀은 구리와 금, 니켈을 생산하는 글로벌 광산기업으로 잠비아, 파나마, 아르헨티나, 페루 등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구리 70만7700t(톤), 금 22만6900온스, 니켈 2만6300t을 생산했다.
장시코퍼는 그동안 장내에서 퍼스트퀀텀 주식을 꾸준히 모으며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추진해왔다. 올해 3월에는 추가로 2억1200만 달러(약 2900억원) 규모의 지분을 사들였으며, 퍼스트퀀텀 주식의 18.47%에 해당하는 총 1억540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장시코퍼가 퍼스트퀀텀 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면서 글로벌 광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존재감도 보다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 광산 개발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방위로 해외 광산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원자재정보업체 패스트마켓츠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채굴되거나 중국기업이 해외에서 채굴한 리튬 비중은 지난 2018년 전체 시장의 14%에 불과했지만 올해 35%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에서 이뤄진 리튬 정제 비중은 63%에서 70%로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중국 국영기업인 쯔진광업의 경우 공격적 인수 작업을 통해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리튬 생산량을 저점 대비 85배 늘리는 한편 내년에는 5배 더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황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인수 작업에 나서고 있다. 서방 기업들이 부패하고 정국이 불안정하다고 치부해온 인도네시아, 말리, 볼리비아, 짐바브웨 등 자원부국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실제 중국 기업들은 최근 2년 동안 짐바브웨 리튬 프로젝트 인수에 14억 달러(약 1조94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지난해 3분기 짐바브웨 당국으로부터 리튬‧에너지 분야에서 27억9000만 달러(약 3조8670억원)의 투자 허가를 획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