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구리광산 결국 파업으로 가나

에스콘디다 구리광산 노조, BHP 고발 조치 예고
중재 절차 없이 계약안 제시…“반노조 관행” 비판

 

[더구루=정등용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인 칠레 에스콘디다(Escondida) 구리 광산이 파업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스콘디다 구리 광산 노조가 사측인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를 상대로 고발 조치를 예고하면서다.

 

에스콘디다 구리 광산 노조는 12일(현지시간) BHP가 현장에서 파업을 피하기 위한 중재 절차를 거치지 않고 파트너들에게 계약안을 제시했다고 주장하며 반노조 관행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사측은 중재 협상 자리에 제대로 참석하지 않고 이를 번복하려는 핑계만 대고 있다”며 “이는 사측이 조합원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BHP는 이달 초 성명을 통해 "근로자의 열망에 부합하고 에스콘디다의 미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합의를 목표로 앞으로 며칠 내에 정부 중재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칠레 노동법에 따라 노사 중 한쪽은 파업을 막기 위해 최대 5일의 정부 중재 협상을 요청할 수 있으며, 양측이 합의하면 5일을 더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노조는 BHP의 이 같은 정부 중재 요청에도 진정성이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노조는 지난 1일 일회성 보너스와 근무일 연장, 수당 삭감 등을 골자로 한 BHP의 최근 제안을 거부했다. 대신 외국인 투자자 배당금의 1%를 근로자들에게 균등하게 분배하고 교대 근무와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가장 마지막으로 진행한 파업은 지난 2017년이다. 당시 2300명 이상의 노조원이 44일간 파업에 참여해 칠레 역사상 가장 긴 민간 부문 광산 파업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의 약 5%를 차지하는 에스콘디다 광산은 12만t(톤) 이상의 구리를 생산하지 않았으며 이는 글로벌 구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BHP는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에스콘디다·스펜스(Spence) 광산을 통해 15년 만에 구리 생산량이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에스콘디다 광산은 2024 회계연도 동안 구리 생산량이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BHP는 오는 2025년까지 연간 118만t~130만t의 구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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