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일본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중국 BYD의 약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20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들어 7월 말 일본 누적판매량은 388대(점유율 0.22%)를 기록해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수치다.
반면 BYD의 경우 전년 대비 197.1% 늘어난 1291대를 판매했으며, 점유율은 0.72%를 기록했다. 현대차 판매량은 BYD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달의 경우 양사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현대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45대(점유율 0.18%)인 반면 BYD는 207대(0.83%)로 4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부진은 일본 내 더딘 전기차 전환 추세와 당국 보조금 정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2.2%이다. 국내 전기차 점유율이 10%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20% 수준이다.
여기에 일본 정부 전기차 보조금 정책도 한몫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지난해 65만 엔 보조금 지원을 받았으나 올해의 경우 45만 엔으로, 20만 엔 줄었다.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충전기 수 △정비 제휴 공장 △정비 인력 등을 기준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책정하고 있다. 수입차에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온라인 중심 판매망을 구축한 것도 부진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온라인 판매를 위주인 반면 BYD는 일본 전역에 50개 이상 쇼룸을 구축하는 등 오프라인 중심으로 고객접점을 확장하고 있다. 내년 말까지 10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차를 선택하는 전통적 방식의 일본 소비자에게는 현대차의 온라인 중심 판매 전략은 다소 시기상조"이라며 "다만 로컬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는 사실상 전무해 현대차와 BYD간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09년 말 철수한 이래 12년 만인 지난해 일본 시장에 재진출했다. 일본법인명도 현대자동차재팬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변경하고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하고 있다. 특히 아이오닉 5은 국내 자동차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Japan)' 전기차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