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철광석 가격이 100 달러를 돌파하며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철광석 재고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공급 과잉이 완화되기 시작했다는 업계의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 철광석 선물 가격은 26일(현지시간) 4.2% 상승한 t당 100.2 달러(약 13만3160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4.5% 상승에 이어 또다시 상승세를 보인 수치로, 지난달 말 1억5000만t을 넘어섰던 중국 항만의 철광석 재고가 4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발표가 나온 데 따른 결과다.
앞서 싱가포르 철광석 선물 가격은 중국 철강 수요 감소에 호주·브라질 철광석 생산업체 생산 증대가 겹치면서 최근 t당 92 달러대로 하락, 지난 2022년 이래 최저치를 찍은 바 있다. 22일(현지시간) 98 달러(약 13만320원)로 반등했으나 100 달러를 뚫지 못한 상태였다.
철광석 가격은 올해 들어 30% 가까이 하락했지만, 이번 반등세는 철광석 시장에 다시 강세장이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중국 철강 부문에 대해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부 주도 신성장 분야로의 전환으로 인해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철강 업계 관계자들은 계절적 비수기인 7~8월을 맞아 감소한 철강 생산량이 회복세로 돌아설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 원자재 중개업체 화타이 퓨처스(Huatai Futures)는 "고로 생산량은 최근 바닥을 치는 조짐을 보였으나 철광석 재고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철강 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압도적이다. 중국은 지난해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으로 전 세계 철강 생산량(18억8820만t)의 54%를 차지하는 10억1900만t을 생산했다.
최근 유럽연합(EU)·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를 때리기 시작하면서 전기차·배터리·태양광 등 중국 신성장 산업의 공급 과잉에 관심이 쏠렸지만, 중국발 공급 과잉의 원조는 철강이다. 중국 정부는 철강 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구조조정을 시도했으나 목표한 만큼 생산량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
중국발 철강 공급 과잉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건 중국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다. 글로벌 부동산 수요 둔화 등으로 철강 경기가 침체기에 빠지자 철광석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 세계적인 파장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철강사들은 수요 둔화에 더해 가격 하락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본보 2024년 8월 16일 참고 철광석값, 中 부동산 경기지표 약세에 14개월만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