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HJ중공업 건설부문이 필리핀 세부 신국제컨테이너 항만 프로젝트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 수주가 확정되면 HJ중공업 건설부문의 누적 수주액은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엘머 프란시스코 사르미엔토 필리핀 교통해양부(DOTr) 차관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HJ중공업이 세부 신국제컨테이너항 토목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앞서 HJ중공업은 이번 프로젝트에 1억8600만 달러(약 2460억원)의 입찰가를 제시했다. 아직 공식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지만, 이미 장비와 인력을 배치해 초기 작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미엔토 차관은 "약 2주 전에 자금 지출을 허용하는 문서인 특별 할당 해제 명령(SARO)을 받았다"며 "현재 HJ중공업이 가장 경쟁력 있는 제안을 한 입찰자로, 이르면 10월 초에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DOTr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임기 내인 2028년 이전에 항만 완공을 목표로 올해 안에 착공할 예정이다. 이후 항만 운영과 유지보수를 담당할 민간 기업을 찾기 위한 추가 입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세부 신항만 프로젝트는 세부항 북쪽에 위치한 5만㎡ 규모 매립지에 항구 시설과 창고·교량·도로 등 부대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한국수출입은행 등의 자금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선석 길이 500m, 수심 12m 규모로 건설되며 최대 2000TEU(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선박 2척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세부 국제항의 물동량 증가에 대비할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초 해당 프로젝트의 예상 비용은 약 100억 페소(약 2350억원)였으나, 코로나19 팬데믹과 기술 변경으로 인해 지난 6월 국가경제개발청(NEDA) 이사회에서 169억3000만 페소(약 3970억원)로 상향 조정됐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세부 신국제컨테이너항 건설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한 건 사실"이라며 "아직 필리핀 측으로부터 낙찰 통지서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HJ중공업은 공공·민간 분야에서 고르게 수주를 이어가며 곳간을 쌓고 있다. 특히 올해 HJ중공업 건설부문 누적 수주액은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프로젝트 수주가 완료될 경우 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수주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HJ중공업 매출액은 95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매출총이익의 경우 올해 상반기 202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아직 플러스 전환을 이루지 못했지만,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27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862억원에서 67.9%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