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이지스자산운용이 영국·프랑스·스페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의 재융자에 성공했다. 자산 가치 하락으로 자산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다소 숨통이 틔게 됐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인베스코자산운용과 영국·프랑스·스페인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와 관련해 2억7300만 유로(약 40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재융자) 계약을 맺었다. 영국계 로펌인 애셔스트가 이번 딜을 자문했다.
대출 만기는 3년으로 조건을 충족할 경우 1년 연장할 수 있다. 대출 금리를 보면 유로화 대출 1억7325만 유로는 3개월 유리보 금리(3M EURIBOR)에 3.175%를 더한 수준이고, 파운드화 대출 8300만 파운드는 영국 3개월 소니아 금리(3M SONIA)에 3.175%를 더한 수준이다. 기존 대출은 0.90~1.984% 고정금리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앞서 지난 2019년 7월 이지스글로벌공모부동산투자신탁 281호(파생형)를 조성해 영국 브리스톨·프랑스 파리·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 3곳을 약 5500억원에 인수했다. 이 가운데 2000억원은 공모펀드로, 6000억원은 사모펀드로 조달했다. 나머지는 현지 은행의 담보대출로 충당했다.
해당 펀드는 애초 올해 7월 설정 만기가 도래했는데 자산 가치 하락으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영국, 프랑스, 스페인 물류센터의 평가액은 2019년 인수 당시 각각 △1억1565만 파운드 △1억3550만 유로 △1억4280만 유로에서 작년 4분기 말 기준 △9810만 파운드 △1억1800만 유로 △1억2840만 유로로 최대 16%나 하락했다.
이에 지난 4월에는 해당 펀드에 대해 캐시 트랩(Cash Trap)이 발동됐다. 캐시 트랩은 발생하는 현금을 투자자 분배금 등 목적으로 유출하지 못하고 별도 계좌에 유보해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 내려가자 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준 대주단이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잉여 현금에 대한 통제권을 가져간 것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자산 매각에 사실상 실패함에 따라 지난 6월 수익자 총회를 열고 펀드의 만기를 2028년까지 4년 연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