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동섭 일진 회장, '1300억 투자' 북미 車 부품 경쟁력 '强드라이브'

알루미늄 단조품 생산기지…車 부품 경량화 핵심
美 4번째·앨라배마 2번째 거점…현대차 지원사격
이동섭 회장 2세 경영 신호탄…북미 시장 드라이브

[더구루=정예린 기자] 일진그룹이 미국 앨라배마에 베어링용 알루미늄 단조품 생산을 위한 신공장을 짓는다. 이동섭 회장이 승진 후 첫 투자 결정으로, 최대 시장인 미국 사업 확장을 낙점하며 이 회장 체제의 신호탄을 쏜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주요 완성차 고객사가 대거 위치한 북미 공략을 가속화한다. 

 

8일 앨라배마주 주지사실에 따르면 일진그룹은 미국 앨라배마 오번시에 약 1억 달러(약 1348억원)를 투자한다. 산업단지인 오번테크놀로지파크노스에 알루미늄 단조품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160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 

 

신공장은 자동차와 산업용 베어링 등에 쓰이는 알루미늄 단조품을 생산한다. 이 곳에서 만들어진 알루미늄 단조품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리어에 위치한 일진 미국공장으로 옮겨져 최종 가공을 거쳐 컨트롤암, 베어링 등으로 탄생하게 된다. 

 

일진은 자동차 부품 제조에 강철 단조품을 사용해왔다. 신공장 건설을 계기로 강철을 알루미늄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더 가벼우면서도 강한 내구성을 가진 차세대 경량화 자동차 부품을 생산, 고객이 안전하고 연료 효율적인 차량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는 목표다. 미국 현지 생산이라는 이점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새로운 시설은 일진의 미국 내 4번째, 앨라배마주 2번째 거점기지다. 일진은 △미시간 노비 △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리어 △앨라배마 피닉스시티에 베어링 제조 시설 등을 보유하고 있다. 앨라배마 피닉스시티 공장은 일진이 지난 2010년 설립한 북미 첫 휠 베어링 생산시설이다. 

 

일진이 앨라배마에 추가 공장 건설을 결정한 것은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의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에 2005년 설립한 제조 공장을 두고 있다. 일진은 현대차그룹의 1차 협력사다. 

 

 

이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공식적으로 일진의 해외 투자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투자는 이 회장의 향후 경영 전략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회장은 고(故) 이상일 일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이 창업주는 1973년 일진물산을 창업해 베어링 부품 국산화를 기반으로 일진그룹을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로 성장시켰다. 

 

일진은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3세대 자동차 베어링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현대차·기아,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벤츠, BMW, 마세라티 등이 고객사다. 자동차용과 산업용 베어링은 물론 섀시 부품과 로봇용 감속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높이고 있다. 국내 5개 법인, 해외 11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 주지사는 자료를 통해 "일진이 새로운 시설을 오번에 두기로 한 결정은 앨라배마에 좋은 소식"이라며 "앨라배마는 이미 미국에서 5번째로 큰 자동차 생산지이며, 우리가 자동차 공급업체 기반을 계속 확장하고 심화시켜 앨라배마 전역에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우리는 미국, 특히 앨라배마 주가 최근 투자한 모든 지역 중에서 가장 생산적이고 경쟁력이 높으며 수익성이 가장 높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자동차 산업에서 일진의 경쟁사 중 다수가 미국 외 지역에 투자를 했지만 일진은 미국 동남부에서 생산을 유지함으로써 이익을 얻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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