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 BS사업본부가 유럽, 북미 등 해외 선진 국가에서 사업 기회를 찾는다. 전기차 충전기, 의료용 모니터, 호텔 TV 등 신사업 아이템으로 낙점한 제품군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LG전자는 10일 경기도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BS사업본부의 미래 사업 비전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장익환 BS사업본부장(부사장), 백기문 BS사업본부 ID사업부장(전무), 이윤석 BS사업본부 IT사업부장(상무) 등이 참석했다.
해외 시장 전략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전기차 충전 사업이다. LG전자는 올 1월 미국 텍사스 공장 가동을 통해 북미 시장에 본격 진출한 데 이어 유럽, 중동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가져간다.
장 부사장은 “전기차 충전 관련 메인으로 집중하는 시장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와 유럽”이라며 "그다음 간다고 하면 사우디가 스마트 시스템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중동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아시아쪽은 시간을 가지고 준비할 계획이지만 한국은 사업 비중이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유럽을 넥스트 시장으로 꼽은 이유는 높은 성장성과 친환경 중심 정부 성향 때문이다. 우선 올 4분기 유럽향 30kW, 7kW급 완속 충전기 2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장 부사장은 "환경에 민감한 스웨덴 노르웨이 등 유럽 북부 국가는 여전히 전기차를 대거 보급하곘다는 정부 기조를 가져가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충전기 1대에 전기차 2~4대를 충전하는데 유럽은 아직 1대16 정도인 만큼 여전히 충전 인프라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전기차 충전 사업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유럽은 NAVI 등 충전 표준이 아직 없기 때문에 완속 충전기를 먼저 출시하고 향후 품목을 다변화할 계획"이라며 "전기차 충전기를 만드는 데 대단한 설비가 필요하지 않고 LG전자는 폴란드에 공장을 두고 있기 때문에 향후 현지 생산을 한다면 폴란드 공장을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충전 사업 시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장 부사장은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사업 후발주자인 만큼 얼마나 제품 수를 빨리 늘리고 북미 중심 사업을 유럽 등으로 넓히느냐가 관건"이라며 "전기차 캐즘으로 시간을 벌었기 때문에 내년 말까지 제품 라인업을 보강, 저희 입장에서 (캐즘이) 나쁜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의료용 모니터도 강력한 규제를 바탕으로 수요가 높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미국과 유럽 의료기관은 미 식품의약국(FDA) 등의 승인을 받은 의료용 디스플레이 사용을 강제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이같은 규제가 없어 일반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되 향후 한국 내 수요 증가에 대비해 국내 영업 활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장 부사장은 "(미국 등에서는 )FDA 승인을 받지 않으면 병원에서 사용 못하게 돼 있는 반면 한국은 엑스레이 디텍터는 사용하지만 의사분들이 사용하는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가 상당수"라며 "미국이나 유럽은 같은 돈 내고도 우리나라는 (의료) 혜택을 제대로 못 받는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상무는 "국내에서는 의료기기다 보니 실제 사용하는 의사들의 학술회에서의 제품에 대한 소개, 장점이 뭐가 있는지, 실제 활용성 등을 피력한다"며 "해외는 메이저 브랜드(필립스, 지멘스 등)가 자리잡고 있고 저희 장점 녹여야해서 시스템과 연계해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텔 TV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글로벌 1위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전력을 쏟는다. LG전자는 IHG 호텔앤리조트, 하얏트(HYATT) 등 유수의 글로벌 호텔 체인과 협업해 글로벌 호텔/병원 TV 시장 내 확고한 리더십을 이어가고 있다.
백 전무는 "호텔TV 점유율은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력이 되는 시장이 북미"라며 "메리어트 포함 글로벌 호텔체인 마켓쉐어가 특히 높으며, 글로벌로 편중있지만 전체 마켓쉐어 기준으로도 저희가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바짝 추격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LG전자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백 전무는 "하드웨어에서는 중국도 위협될 정도로 공격적으로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B2B사업이 비단 하드웨어 가격만으로 이뤄지는건 아니다"라며 "고객 특성, 고객과 우리가 어떻게 싱크로나이즈되느냐, 어떻게 지속적으로 B2B 고객을 관리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객 응대하는 수준과 서비스 레벨이 LG전자가 차별적으로 가져가는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에 따른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LCD 패널 공장이었던 만큼 IT향 제품군에는 영향이 없고 대형 패널의 경우에도 중국, 대만 기업 등과의 협력을 통해 공급망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장 부사장은 "LG디스플레이와 사업이 이관되어도 기존 계약된 부분은 유지해야 한다는 등 의무계약으로 하도록 최종 계약서에 넣으려고 하고 있다"며 "길게 보면 저는 영향이 없을거라 본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이어 "이미 삼성이 LCD 사업을 먼저 정리한 바 있는데 중국, 대만업체까지 폭넓게 디스플레이를 쓰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꼭 LG디스플레이가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또 옥외형 사이니지 등은 이미 중국업체가 메인이 되어 있고, 커머셜 사업은 LCD 의존도가 높기 보다는 솔루션과 서비스 등 준비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