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코퍼레이션이 국내 해양오염 방제설비 스타트업 '코아이(KOAI)'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 사격한다. 코아이 로봇 제품을 앞세워 싱가포르에서 유류 유출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며 파트너십의 첫 신호탄을 쐈다.
14일 싱가포르 해양항만청(MPA)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과 코아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열린 제16회 합동 유류 유출 훈련(Joint Oil Spill Exercise, JOSE)에 참여했다. 양사는 코아이의 해양오염 무인 방제 로봇 '코봇(KOBOT)'을 시연했다.
이는 현대코퍼레이션과 코아이 간 협력 결과물이다. 양사는 지난 7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자사 글로벌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코아이가 코봇을 포함한 해양오염 방제 솔루션·로봇 등을 해외 시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판로를 개척하고, 마케팅 등 현지 사업을 지원키로 했다.
코봇은 코아이가 해양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소형 원격 로봇 장비다. 해양에 유출된 기름과 미세 플라스틱을 동시에 자동으로 회수한다. 보조 장비과 연결해 사용해야 했던 기존 장비들과 달리 해양 오염물 회수·이송·저장하는 주요 기능을 하나의 장비에 구현, 오염물을 추적하면서 회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으로부터 이전 받은 친수 레쳇(Ratchet)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코아이는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박람회 'CES 2024'에 참가, '코봇S(KOBOT S)'가 혁신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2월에는 부산 감천항에서 발생한 러시아 선박 기름 유출 사고에 코봇S를 투입, 약 3.6톤(t)의 오염 물질을 회수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달에도 코봇을 사용해 부산 5부두에서 큰 비로 침몰한 선박의 오염물 제거 작업을 수행했다.
코아이는 해외 시장 발굴을 적극 추진한다. 지난 2022년 말레이시아와 쿠웨이트에 코봇을 수출한 바 있다. 과거 수주 경험에 현대코퍼레이션의 노하우까지 더해 신규 수주를 적극 모색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기술 실증을 진행하고, 필리핀 현지 해경과의 국제개발협력(ODA) 사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JOSE는 1998년부터 격년으로 열리는 행사다. 싱가포르 항구에서 발생하는 유류 유출 사고에 대한 기관 및 산업 간 협력과 대응을 테스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는 18개 기관과 회사의 100명 이상의 인력이 참여했다. 세계 최대 벙커링 학회인 제23회 싱가포르 인터내셔널 벙커링 컨퍼런스(Singapore International Bunkering Conference, SIBO)도 함께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