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독일이 리튬 수입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9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독일은 탄산 리튬의 71%를 칠레와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중국에 대한 의존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칠레산 수입은 29% 감소한 반면, 중국산 수입은 23% 증가했다. 이는 독일이 리튬 공급망 다변화보다 중국 의존 심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경우, 지난해 독일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41%로 여전히 높다. 전체 수입의 절반 이상은 폴란드(23%), 헝가리(19%), 체코(7%)에서 이뤄지며, 한국(5%)과 일본(1%)에서도 일부 수입하고 있다.
독일은 리튬 원자재보다 리튬 이온 배터리 수입에 더 집중하고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 수입액은 지난 10년간 40배 증가해 지난해 210억 유로에 달했다. 탄산 리튬 수입액은 지난 2013년 2200만 유로에서 지난해 1억3100만 유로로 변화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독일은 중국 의존에 따른 위험성을 절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은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분산시키는 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독일의 리튬 수입은 칠레와 중국에 집중돼 있으며, 세계 리튬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국과 아르헨티나에서의 수입은 각각 17%, 1%에 불과해 공급망 붕괴에 취약한 상태다.
독일은 주요 생산국과의 교역 확대와 새로운 공급처 발굴을 통해 리튬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며, 해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독일과 유럽 내에서 리튬 자원을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리튬 이온 배터리 분야에서는 동유럽 국가로 니어쇼어링을 확대하고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가진 일본(26%)과 한국(16%)과의 교역을 강화하는 것이 적절하다. 폐배터리 재활용과 대체 배터리 기술에 대한 투자도 지속 가능한 리튬 산업 구축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할 경우, 한국 기업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리튬 배터리 수입에서 한국 기업들이 독일 공급망에 진입해 독일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은 세계 리튬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한다. 지난해 글로벌 리튬 이온 배터리 시장 매출 상위 6위 안에 한국 기업 3곳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독일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파트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위해 독일과 동유럽 지역에 생산 시설을 구축·확대하고 현지 기업들과 협업을 증대하며 다양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