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한국이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을 대폭 늘리면서 러시아가 10년 만에 한국의 주요 알루미늄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이는 최근 공급망 변화와 올해 초 알루미늄 국제 시세 인상에 따른 공급 부족이 맞물려 발생한 결과로 분석된다.
27일 한국 통계청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3월 러시아로부터 3만9100t(톤)의 알루미늄을 9090만 달러(약 1256억3300만원)에 수입했다. 이는 전월 대비 물량과 금액 모두 43%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12년 6월 수입량인 5만4300t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에 수입한 3만7400t과는 근접한 수준이다.
그동안 한국의 주요 알루미늄 공급국은 호주와 인도로, 두 나라가 수년간 1위 자리를 번갈아 차지해 왔다. 반면 러시아는 오랜 기간 다섯 번째로 큰 공급국으로 자리 잡고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2014년이었다.
러시아는 이번 수출로 호주와 인도를 제치고 한국의 1위 알루미늄 공급국으로 올라섰다. 호주가 3만4900t으로 뒤를 이었고, 인도는 2만2000t을 수입하며 세 번째 공급국이 되었다.
에브게니 미로뉴크 BKS 인베스트먼트 월드 주식 시장 전문가는 "이번 러시아의 수출량 급증은 지난 3월에 시작된 글로벌 알루미늄 가격 상승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에 일정한 공급 부족이 발생하며 러시아산 알루미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 2위 알루미늄 생산업체 러시아 루살(Rusal)은 오는 2030년까지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지역에 위치한 보구찬스키(Boguchansky) 알루미늄 제련소 연간 생산량을 현재의 두 배인 60만t으로 늘리기로 했다. 루살은 2025년 확장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할 예정이며, 총 사업비는 약 26억 달러(약 3조5100억원)로 추산된다. 보구찬스키 제련소는 루살과 러시아 국영 발전 기업 루시히드로(RusHydro)가 공동 소유하고 있다. 이번 확장 계획은 러시아가 글로벌 알루미늄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생산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본보 2024년 10월 11일 참고 '알루미늄 세계 2위' 루살, 시베리아 제련소 생산량 2배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