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대 이하 실적에도 이유 있는 자신감…"HBM 판매 확대"

올 3분기 매출 79.1조, 영업익 9.18조원 기록
"HBM3E 8단·12단 판매 중…HBM4 내년 하반기 양산"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향 반도체 사업을 정조준, 메모리 강자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 3분기 매출 79조1000억원, 영업이익 9조18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77.37% 증가했지만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 12.1% 감소했다. 

 

◇ 반도체 영업익 4조원 밑돌아…HBM으로 반전 꾀할까

 

실적에 비상등이 켜진 것은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3조원대에 그친 영향이 컸다. 반도체(DS) 부문 영업이익은 1조원대로 추정되는 인센티브 충당 등 일회성 비용과 전분기 대비 재고평가손 환입 규모 축소, 달러 약세에 따른 환영향 등으로 대폭 줄었다. 일회성 비용은 전사 영업이익과 시장 컨센서스의 차이보다 더 큰 규모였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호재도 존재했다. AI와 서버용 수요에 적극 대응해 △HBM △DDR5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었다.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에도 5나노미터(nm) 이하 첨단 노드 중심으로 수주 목표를 달성했고, 2나노 GAA(Gate All Around) PDK(Process Design Kit)를 고객사에 배포해 제품 설계가 진행 중이다. 

 

특히 HBM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다. HBM 5세대인 HBM3E 퀄(품질 테스트) 테스트 지연에 따른 우려를 불식하고 공급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체 HBM 3분기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성장했다"며 "HBM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에 10% 초중반 수준까지 증가했고, 4분기 HBM3E 비중은 50%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HBM3E 8단과 12단 모두 양산 판매 중이고, 주요 고객사 퀄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고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과제에 맞춰 HBM3E 개선 제품을 준비 중이고, HBM4는 내년 하반기 양산 목표로 계획대로 개발중"이라고 덧붙였다. 

 

◇ 모바일 사업 이익 감소…디스플레이·TV 선방

 

모바일(MX) 사업은 올 3분기 2조8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분기(2조2300억원) 보다 성장했으나 작년 동기(3조3000억원)와 비교했을 때는 크게 감소했다.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펙이 향상되면서 재료비가 인상된 탓이다. 네트워크도 사업자 투자가 축소되고 비수기에 접어들며 실적이 악화됐다. 

 

삼성전자는 "연말 성수기에 대응해 갤럭시 Z 폴드6·플립6, S24 시리즈 등 AI 스마트폰의 견조한 판매를 이어가 연간 두 자릿수 이상의 플래그십 매출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태블릿과 웨어러블도 성능을 대폭 강화한 프리미엄 신제품 중심으로 판매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매출 8조원과 영업이익 1조51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의 경우 주요 고객사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대응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대형의 경우 TV와 모니터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전분기 대비 판매량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 

 

TV는 △네오 QLED △OLED △대형 TV 등 전략 제품 주력하는 한편, 서비스 사업 매출을 확대해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매출 및 이익이 증가했다. 생활가전은 비스포크 AI 신제품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 메모리 투자 지속…파운드리는 시황 따라 조정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시설투자에 전분기 대비 3000억원 증가한 12조4000억원을 집행했다. 사업별로 반도체 부문 10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부문 1조원 수준이다.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약 3조6000억원 늘어난 56조7000억원이 예상된다. 

 

메모리는 시황과 연계된 탄력적 설비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HBM과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에 중점을 두고 전년 수준의 시설 투자를 실시한다. 파운드리는 시황 및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투자 규모를 축소한다. 디스플레이는 경쟁력 우위 유지를 위해 중소형 디스플레이 신규 팹(Fab)과 제조라인 보완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후공정 투자, 클린룸 선확보에 우선순위를 두고 미래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설비투자의 경우 증설보다는 전환 투자에 초점을 두고 기존 라인에 대해 1b 나노 D램, V8·V9낸드로 전환을 가속해 수요 모멘텀이 강한 선단공정 기반 고부가 제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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