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폴란드 국영전력공사(PGE)가 폴란드 민간 발전사 ‘제팍(ZE PAK)’과 공동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PPEJ(PGE PAK Energia Jadrowa)’의 제팍 보유 지분을 인수한다. PPEJ가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추진 중이던 퐁트누트 원전 사업 재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PGE는 20일(현지시간) 제팍이 보유한 PPEJ 지분 50%를 인수하는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
최종 계약은 폴란드 당국 승인 후 내달 말까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종 계약이 이뤄질 경우 PGE가 PPEJ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행사하며 거버넌스 구조와 기술적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
PGE와 제팍은 지난 2023년 4월 퐁트누프 원전 사업의 타당성조사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수행하기 위해 각각 50%씩 지분을 투자해 PPEJ를 설립한 바 있다.
퐁트누프 원전 사업은 현지 화력발전소를 폐기한 뒤 인근 지역에 한국형 신규 원전 APR1400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연간 22TWh의 전력 생산을 목표로 하며 이는 폴란드 전력 수요의 약 12%에 해당한다. 사업 규모는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사업 참여를 위해 지난 2022년 10월 PGE, 제팍과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런데 폴란드에서 지난 2023년 중도좌파 성향의 야권연합이 집권한 이후 원전 사업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해 9월 내놓은 '폴란드 에너지 정책 및 원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퐁트누트 원전 사업 뿐만 아니라 SMR(소형모듈원자로) 사업도 신정부 출범 이후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에 PGE가 PPEJ를 완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퐁트누트 원전 사업도 다시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폴란드 정부도 올해 원전 건설 사업에 10억1000만 유로(약 1조6700억원)의 예산을 배정하면서 힘을 싣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