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IB) UBS가 내년 구리 가격이 평균 1만500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구리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UBS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가격이 2025년 t당 평균 1만500 달러, 2026년에는 1만1000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공급 부족이 심화, 2025년에 공급이 20만t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LME에서 거래되는 3개월물 구리 가격은 t당 9578 달러로 장중 최고가를 기록했으나, 월간 기준으로는 하락세를 보였다.
샤론 딩 UBS 중국 기초소재 부문 책임자는 "포지션 보유 관점에서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지만, 향후 2년간 가격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에너지 차량과 태양열, 풍력, 중국의 전력망 투자에 따른 수요는 여전히 탄력적"이라며 "구리는 인공지능(AI)과 방위 산업을 위한 데이터 센터 등 고성장 산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BS는 유럽과 미국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건설과 제조업, 내구소비재 등 전통 산업의 자금 조달을 촉진하면서 구리 수요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공급 측면에서는 올해 말이나 2025년 초까지 구리 제련소 가동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역사적으로 낮은 처리 비용(TC) 때문에 많은 제련소가 손실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처리 비용 폭락은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잠재적인 정제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반영한다. 앞서 앵글로 아메리칸과 퍼스트 퀀텀 미네랄 등 주요 구리 생산업체들은 연초부터 올해 생산량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생산량 확대 어려움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UBS는 중국 알루미늄과 알루미나 가격에 대해서도 전망을 제시했다. 내년 중국 알루미늄 선물이 t당 1만9000 위안, 알루미나 선물은 3600 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상하이 선물 거래소(SHFE)에서 알루미늄은 t당 2만710 위안, 알루미나는 t당 4863 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UBS는 오는 2025년 2월 중국 알루미나 시장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알루미나 가격은 최근 중국 알루미나 정련소의 주요 보크사이트 수입국인 기니의 수출 문제로 공급 차질이 발생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