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영국 최초 SMR(소형모듈원전) 사업자 선정이 연기됐다. 정부 의사결정 과정이 지연되는 가운데 지난 7월 이뤄진 정권 교체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당초 올 연말로 예정됐던 영국 SMR 사업자 선정은 내년 초 이후로 연기됐다.
영국 원자력청(GBN)은 오는 2050년까지 영국 내 원자력 발전용량을 24GW(기가와트)로 확대하겠다는 계획 아래 경쟁 입찰을 통한 사업자 선정 프로그램을 추진해왔다. 올초에는 숏리스트(후보)에 오른 6곳의 SMR 개발사 중 팀 홀텍(현대건설·홀텍) 외에 GE히타치뉴클리어에너지, 롤스로이스SMR, 웨스팅하우스가 최종 입찰 후보에 올랐다.
이후 올 연말 이번 입찰을 통과한 4개사 중 2곳을 선정해 최종 투자를 결정하고 영국 최초 SMR 건설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이 늦어지면서 최종 선정도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 정부의 의사결정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고 프로세스도 충분히 견고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4년 만에 이뤄진 정권 교체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7월 치러진 총선에서 노동당은 400석 이상의 압도적 과반을 확보한 반면 보수당은 121석을 가져오는 데 그쳤다.
이번 SMR 사업자 선정 연기를 두고 업계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입찰에 참여한 롤스로이스의 투판 에르긴빌지크 사장은 “SMR 사업자 선정 연기로 영국이 선점자 우위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원자력산업협회도 영국 정부에 가능한 빨리 SMR 사업자를 선정하라고 촉구했다. 톰 그레트렉스 원자력산업협회장은 “영국 SMR이 현재 단계에 도달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발표된 일정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결정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웬 패리 존스 영국 원자력청장은 “우리의 SMR 선정은 향후 10년 이후 영국에 새로운 원자력을 공급하기 위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복잡하고 획기적인 조달을 완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