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중국 시장 진출을 검토한다. 파트너사인 SK그룹과 손잡고 중국 AI 반도체 산업 내 입지를 다지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7일(현지시간)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중국 최대 무역 박람회인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에서 이 매체와 만나 "국내 고객의 데이터센터 컴퓨팅 요구 사항을 충족하겠다는 목표로 중국 본토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박 대표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중국에서의 입지가 중요하고, 현지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기회가 된다면 중국에서 사업을 펼칠 의지가 있다는 취지로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등 지정학적 이슈를 충분히 고려해 진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CIIE에 참가한 것도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살피기 위해서다. 리벨리온은 SK그룹 파트너사 자격으로 SK그룹 전시관에서 신경망처리장치(NPU) 기술과 제품 등을 공개하며 브랜드 이름을 알렸다.
CIIE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7년 일대일로 고위급 포럼에서 직접 기획·제의한 뒤 당중앙이 추진해 만들어진 연례 행사다. 중국 상무부와 상하이시 인민정부가 후원하고 중국국제수입박람회국과 국립전시컨벤션센터가 주최한다. 지난 2018년 처음 개최돼 올해로 7회를 맞았다.
올해는 지난 5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엿새간 열린다. 한국에서는 SK그룹은 물론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참여해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기술력을 뽐냈다. 반도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GDDR7 칩과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인 HBM3E를 전시했다. SK하이닉스는 DDR5 D램 기반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솔루션과 GDDR6-AiM 칩을 적용해 거대언어모델(LLM)에 특화된 가속기 카드 'AiMX' 등을 선보였다.
리벨리온은 지난 2020년 설립된 AI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다. 지난 8월 SK그룹 계열사인 사피온과 합병하기 위해 본계약을 체결했다. 연내 합병법인 출범을 매듭짓는다는 목표다. 합병법인 사명은 리벨리온으로 유지하고, 수장은 박 대표가 맡는다.
합병 후에도 기존 사피온 주주였던 SK텔레콤(SKT)와 SK하이닉스, SK스퀘어와의 동행을 이어간다. SKT는 합병 이후 전략적 투자자 역할을 맡는다.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진출, 경쟁력 제고를 돕는다.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도 사피온의 주주사로서 합병법인을 지원한다.
리벨리온은 SK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AI DC 구축을 위해 설계·구축·관리 영역 솔루션을 제공한다. SKT는 지난 4일부터 이틀간 열린 ‘SK AI 서밋’에서 내년부터 1000억원을 투자, 리벨리온의 NPU와 SK하이닉스의 HBM, SK텔레콤과 파트너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AI DC 솔루션을 결합한 ‘한국형 소버린 AI'를 구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