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체코 반독점사무소(UOHS)에 항소한다. 한국수력원자력의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문제 삼으며 2라운드 공방을 예고했다. 내년 3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한 팀코리아와 체코의 협상 진전에 훼방을 놓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프랑스 BFM-TV 방송에 따르면 EDF 대변인은 지난 8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UOHS의 기각 결정에 가능한 빨리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DF는 지난 7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자로 한수원을 비롯한 팀코리아를 선정한 직후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UOHS에 항의했다. 팀코리아가 기당 86억5000만 유로(약 12조원)의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었던 이유로 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 정부를 등에 업고 유럽 내 공정한 경쟁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웨스팅하우스도 보안 예외를 근거로 위법을 주장해왔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팀코리아의 수출형 원전이 자사 기술을 기반으로 해 미국 수출통제 규정을 적용받는 만큼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며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낸 바 있다.
UOHS는 검토 끝에 지난달 31일 기각을 결정했다. 웨스팅하우스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의 제기 기간을 초과했다고 판정했다. 보안 예외 규정에 이의를 제기하려면 해당 조치를 인지한 후 15일 안에 진정서를 제출해야 한다. 웨스팅하우스는 인지 후 2년 이상 지난 지난 8월 1일 이의를 신청했다는 게 UOHS의 설명이다.
다만 UOHS는 최종 결정이 확정되기 전까지 30일 발표한 최종 계약의 일시 보류 조치는 유효하다고 부연했다. UOHS는 1심 이후 15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도록 했다. 항소가 제기되면 60일 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EDF의 진정과 별개로 한수원은 내년 3월까지 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수원은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협상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체코에서 수십 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12일 부터 오는 22일까지 방한한 체코 협상단과 세부 논의도 진행한다. 한수원 경주 본사와 울산 새울원전 등 현장을 돌며 원전 기술력을 알리고 협상에 진전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체코도 협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토마스 플레스카츠 체코전력공사(CEZ) 본부장은 "지난 7월부터 논의한 분야별 실무협상과 현장실사를 병행해 협상 과정을 더욱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트르 자보드스키 발주사(EDU II) 사장도 "신규 원전사업 계약 협상은 내년 3월 최종 체결을 목표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