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가 칠레 구리광산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급증하는 글로벌 구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최대 구리광산인 에스콘디다에서 생산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BHP는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칠레 에스콘디다·스펜스 구리광산 로드쇼에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을 초청해 향후 최소 70억 달러(약 9조8500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리는 BHP의 핵심 성장 전략으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금속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BHP 연간 구리 생산량은 오는 2030년까지 약 30만t(톤) 감소해 16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BHP는 70억 달러에서 최대 120억 달러(약 16조8770억원)에 달하는 투자 비용 타당성을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에는 에스콘디다 광산에 50억~65억 달러(약 7조340억원~9조1450억원) 규모의 신규 농축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BHP는 전기차와 재생 에너지 등 구리 집약적인 기술 확산으로 오는 2035년까지 글로벌 구리 수요가 매년 100만t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구리 채굴은 비용 상승과 광석 등급 하락으로 인해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BHP는 구리 공급과 수요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2500억 달러(약 330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본보 2024년 10월 2일 참고 BHP "2035년까지 구리 수요 매년 100만t 증가">
앤디 포스터(Andy Forster) 아르고 인베스트먼트(Argo Investments) 애널리스트는 "모든 건설 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칸 페커(Kaan Peker) RBC 애널리스트는 "BHP는 구리 장기 전망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는데 이는 설비 투자 확대를 의미한다"며 구리 가격이 파운드당 5달러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 구리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8966달러(파운드당 4달러) 수준이다.
UBS는 영국 광산업체 앵글로 아메리칸 인수가 BHP의 구리 생산 확장에 가장 효율적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인수법에 따라 BHP는 이달 말까지 앵글로 아메리칸에 대한 추가 접근이 제한된 상태다. UBS는 "앵글로 아메리칸이 구조조정을 마치고, 2025년 3~4월 중 앰플랫츠(Amplats)를 분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이후 BHP가 인수 가능성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BHP는 구리 산업에서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앵글로 아메리칸 인수에 세 차례에 걸쳐 인수를 제안했으나 모두 거절당한 바 있다.
한편 BHP는 올해 에스콘디다·스펜스 광산을 통해 15년 만에 최대 규모 구리 생산량을 기록했다. 에스콘디다 광산은 BHP가 대주주로서 운영하고 있으며, 글로벌 광산업체 리오 틴토와 일본 미쓰비시 상사도 일부 지분을 보유 중이다. <본보 2024년 7월 18일 참고 '세계 최대 광산업체' BHP, 구리 생산량 15년만 최고치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