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CJ CGV와 롯데시네마를 비롯해 베트남 영화기업들이 현지 국회에 긴급 서한을 전달했다. 베트남 국회가 논의하고 있는 부가가치세 인상안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영화 산업이 안정적 성장이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국회의 합리적 정책 수립 및 시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9일 베트남 호치민시 인민위원회가 발행하는 사이공해방(Saigon Giai Phong)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CJ CGV와 롯데시네마는 베트남 국회에 보낸 현지 영화업계의 부가가치세 인상안 관련 긴급 서한에 서명했다.
양사 이외에도 △메가 SG(Mega GS) △D씨네(DCine) △베타 미디어(Beta Media) △ABC 픽쳐스(ABC Picrutes) △데이라이트(Daylight) 등을 포함해 총 30여개의 기업이 참여했다.
베트남 국회에서 문화·스포츠 분야 부가가치세를 인상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자 CJ CGV와 롯데시네마가 포함된 베트남 영화업계가 즉각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해당 인상안이 베트남 국회를 통과하면 현재 5% 수준인 부가가치세율은 10%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오는 26일 국회 표결을 앞두고 있다.
세금 부담이 늘어날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는 베트남 영화산업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시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 조사결과 지난해 베트남 영화 관람객 숫자는 520만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 2019년(640만명)의 81.25% 수준이다. 스태티스타는 오는 2029년이 돼야 현지 영화관람객 숫자가 63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부가가치세율 10% 인상은 글로벌 경기 침체, 콘텐츠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인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화 산업의 숨통을 조이는 패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금 부담 가중이 재무 역량 약화, 위기 극복 기회 상실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영화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부가가치세율을 현행 5%에서 10%로 높이는 것이 아니라, 2%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영화 '떼오 엠'(TEO EM)이 흥행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린 베트남 영화감독 찰리 응웬(Charlie Nguyen)은 "오는 26일 베트남 국회에서 실시될 부가가치세 인상안 관련 표결에 베트남 영화업계 종사자 전원이 관심이 모이고 있다"면서 "세금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업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젊은 영화제작자들은 기회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CJ CGV는 지난 2011년 베트남 최대 멀티플렉스 메가스타(MegaStar)를 인수하고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시네마는 한발 앞서 지난 2008년 베트남 영화관 사업자 다이아몬드시네마조인트벤처회사(DMC)를 품에 안았다. 지난 3월 기준 CJ CGV는 80여개, 롯데시네마는 40여개 영화관을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양사의 베트남 영화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CJ CGV와 롯데시네마는 베트남 영화 투자 및 제작 사업도 적극 펼치고 있다. CJ CGV는 '마이'(Mai)·'냐 바 누'(Nha Ba Nu) 등을, 롯데시네마는 '하이 프엉'(Hai Phuong)·'응으어이 버 꾸오이 꿍'(Nguoi vo cuoi cung)' 등의 작품을 제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