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대웅제약이 올해 실적 우상향에 일등 공신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미국제품명 주보)'의 해외 성장에 함박웃음이다.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Evolus)가 멤버십 프로그램을 론칭하고 현지 보툴리눔 톡신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주보'(JEUVEAU) 현지 판매 확대에 따라 고스란히 대웅제약 해외 매출이 증가가 기대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에볼루스는 이달 미국에 구독형 멤버십 프로그램 '클럽 에볼루스'(Club Evolus)를 론칭했다. 락인효과(소비자를 특성 제품·서비스 등에 붙잡아 두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구독 서비스 형태로 기획한 것으로 풀이된다. 클럽 에볼루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클럽 에볼루스는 매달 49달러(약 6만8300원)를 지불하면 90일에 한번씩 주보 20유닛으로 구성된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유닛당 주보 가격이 약 13달러(약 1만81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클럽 에볼루스 가입 시 시술 1회당 약 113달러(약 15만7500원)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클럽 에볼루스 회원은 가까운 진료소를 방문해 주보 시술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미국에 자리한 100개가량의 진료소가 클럽 에볼루스에 등록돼 있다. 에볼루스는 클럽 에볼루스 회원이 이용 가능한 진료소를 확대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1년 간의 시범운영을 통해 클럽 에볼루스의 경쟁력이 입증된 만큼 향후 가입자가 빠르게 늘며 미국 주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볼루스가 미국 내 5개 진료소·250명 참가자와 손잡고 에볼루스 클럽을 시범 운영한 결과, 참가자의 90%가 멤버십을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보 시술을 받기 위해 진료소를 방문한 참가자들이 주보 이외의 추가 시술 서비스를 받는 등의 부수적 효과도 발생했다.
대웅제약 북미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주보 미국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대웅제약은 지난 3분기까지 수출 단독으로 누적 매출 1157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해 8% 수준이었던 주보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13%로 5%p 늘어났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3년 에볼루스와 보툴리눔 톡신 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에서 개발된 보툴리눔 톡신 제제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하고 관련 사업을 본격화했다.
데이비드 모아타제디(David Moatazedi) 에볼루스 최고경영자(CEO)는 "주보 브랜드 핵심 소비자층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1990년대 후반 출생)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클럽 에볼루스 론칭은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를 혁신하고, 장기적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