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휴전 협상 관련 소식에 금 가격이 하락했다. 닷새 연속 랠리를 이어가던 국제 금 가격은 상승 피로감이 누적된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까지 더해지며 3% 넘게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25일(현지시간)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 거래일 대비 3.5% 하락한 2618.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가격은 지난주 랠리에 따른 매수 피로감이 쌓이며 매도 압박도 커졌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스콧 베센트를 재무장관으로 지명하면서 미국발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부 해소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나아가 이스라엘과 레바논 휴전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온 점도 금 가격을 추가로 끌어내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그룹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스콧 베센트 지명은 지난주 랠리에 따른 차익 실현을 자극하며 금값 하락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베센트의 관세 부과를 위한 단계적 접근법 발언으로 무역전쟁과 관련된 우려가 줄어든 점도 시장 심리를 완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기업 활동이 지난 2022년 4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며 투자자들은 통화정책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스왑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피터 그랜트 자너 메탈스 부사장 겸 수석 금속 전략가는 "12월에 25bp(1bp=0.01%p)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있지만, 연준 관계자들이 2025년에 대해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금 가격에 약간의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 가격은 올해 중앙은행들의 매입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에 힘입어 약 30%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것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단기 조정 국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은행은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와 UBS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오는 2025년에 금값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나올 연준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미국 국내총생산(GDP) 수정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표 등을 주시하며 연준의 금리 향방을 점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