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세계 2위 원자재 거래 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가 대규모 아연 매수에 나서며 아연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단기적인 가격 상승세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트라피구라는 최근 런던금속거래소(LME) 창고에서 수천 톤(t)의 아연을 인출 주문했다. 이로 인해 지난 이틀 동안 아연 인출 주문은 9만7225t 급증하며 1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LME 창고에서 사용 가능한 재고를 줄이고, 지난 25일부터 이어진 아연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대규모 매수 이후 LME 창고에서 사용 가능한 아연 재고는 지난 27일 기준 15만4125t으로 1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LME에서 아연 가격은 29일 t당 3129.50 달러로 1.8% 상승하며, 이 주에만 5.5%의 상승률을 보였다.
트라피구라는 세계 최대 아연 거래자이자 주요 생산자로 여러 아연 제련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인출 배경은 트라피구라가 수요 증가에 대응하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보관 장소를 옮기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올해 아연 시장은 수요 약세 속에서도 글로벌 공급 우려가 커지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광석을 정련 금속으로 전환하는 가공 수수료가 하락하며 아연 제련소들은 생산량 감축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LME 창고 내 아연 재고는 지난해 초 때의 낮은 수준에서 반등했으나, 제강 수요 감소로 싱가포르 창고에 집중적으로 쌓이고 있다. 이들 재고의 상당 부분이 트라피구라에 의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시장 변동성을 추가로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