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은비 기자] 정태순 장금상선그룹 회장이 '2024년 한국해양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정 회장은 해운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바를 인정받았다.

한국해양기자협회(해기협)는 ‘2024년 한국해양대상’ 수상자로 정 회장을 선정했다고 18일 발표했다. 한국해양대상은 한국 해양·해운·조선 산업의 발전에 기여한 단체 및 개인의 업적과 공로를 기리기 위해 지난 2022년 제정됐다. 수상은 올해로 3회째다. 1회 수상자는 재건에 성공한 HMM, 2회는 한국 조선산업의 중추 HD한국조선해양이었다. 회사가 아닌 개인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기협은 이달 초 해양대상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심사에 들어갔다. 정 회장은 해기협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수상자로 선정됐다.

정 회장은 한국 해운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등 해운 부흥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 회장은 지난 2015년 해양수산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도 수상한 바 있다.

정 회장은 해기사(한국해양대 24기) 출신으로, 맨손으로 거대 해운기업을 일궈낸 대표 해운인으로 꼽힌다. 한국해운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현재 200척에 육박하는 선대를 운영, '한국의 선박왕'으로도 불린다.

그의 대표적인 공로는 한·중 항로 활성화다. 정 회장은 1989년 한·중 합작 선사인 장금유한공사를 설립, 한·중간 최초로 인천~칭다오 항로에서  컨테이너 정기선 운항을 시작한 바 있다. 평택항에 한·중 간 컨테이너선을 처음으로 배선하기도 했다. 

중국 및 동남아 주요 항만은 물론, 남미와 호주 등에도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육상운송, 물류창고, 컨테이너 야적장(CY)·컨테이너 화물 집하장(CFS) 등 해외로도 해운물류 연계산업을 확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힘써왔다.

특히 2009년 이후 장기적인 해운불황 속에서도 불굴의 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전환했다. 컨테이너선의 적절한 항로운영과 석탄, 철광석 등 장기계약화물 확보로 글로벌 리스크에 효율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과 이익을 창출하는 경영성과를 거뒀다.

우수한 해기사 양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한국해운협회 해무위원장을 맡아 2012년부터 국내에 부족한 해기인력난 해소와 고급 해기사 양성 확대를 위해 힘썼다. 한국해양대 및 목포해양대 해사대학 정원 확대를 적극 추진, 이를 성사시키는 성과도 냈다. 

정 회장의 남다른 사업 철학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장사치가 명예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 "돈이 있으면 배를 사서 영업을 해야지 사옥을 왜 짓느냐"는 것이다. 장금상선은 지금도 서울 북창동 오래된 해남빌딩에 '있는 듯 없는 듯' 입주해 있다